"123조 증권에 뺏길라"…은행들 퇴직연금 ETF 유치 '혈안'
실적배당형 수요 '쑥'…"수익률 올리고 머니무브 막아야"
작년말 퇴직연금 적립액 500조 중 123조가 실적배당형
은행들이 123조원(퇴직연금 실적배당형 규모) 자금을 두고 증권사와의 전쟁에 나섰다. 퇴직연금 고객들을 대상으로 상장지수펀드(ETF) 가입을 지속 독려하고 있다. 퇴직연금 계좌 역시 증권사로 이동하려는 머니무브를 막는 동시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그간 은행들은 퇴직연금 운용에서 정기예금 비중이 높아 증권사 대비 수익률이 낮았다. ETF 등 투자상품 비중을 늘려 수익률을 높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퇴직연금(개인형 IRP) 내 투자상품 가입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개인형 IRP 퇴직연금 계좌 내에서 자산운용사의 ETF·TDF 등 투자상품을 순매수하면 추첨을 통해 투자상품 각 순매수 구간 별로 경품을 준다.
지난 4월 삼성자산운용, 5월 미래에셋운용에 이어 이달에는 KB자산운용 상품으로 릴레이 진행 중이다.
주요 시중은행들도 유사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하나은행도 8월20일까지 ETF 매수 체험 이벤트를 진행한다. 마찬가지로 퇴직연금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 대상 ETF를 매수할 경우 추첨을 통해 상품권을 지급한다. 추첨 기준은 누적매수 500만원 이상과 1000만원 이상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앞서 퇴직연금 ETF 매수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예적금뿐 아니라 퇴직연금 경쟁에서도 증권사로의 자금 이탈, 이른바 '머니무브'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은행권 퇴직연금은 그간 정기예금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높은 수익률을 노리고 ETF 등 투자로 전환하는 가입자들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ETF 가입을 독려해 자금을 은행에 묶어두는 동시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애 쓰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IRP 순증을 KPI 지표로 운영하고 있다. IRP를 늘릴 수록 개인 성과가 높아진다. 지난 2024년 시행된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로 기존에 보유한 상품을 매도하지 않고 다른 금융회사로 옮길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보다 간편하게 금융회사별 수익률을 비교할 수 있도록 통합연금포털을 개편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을 유인할 요인이 더욱 커진 셈이다. 이형기 신한프리미어 PWM 서초센터 PB팀장은 "기존 확정금리나 고정금리로 (자금 이탈을) 방어해내긴 어렵다"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ETF 등 투자상품을 넣어서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증시 활황으로 인해 은행들도 자산 운용 능력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501조4000억원 가운데 24.6%에 해당하는 123조3000억원이 실적배당형이었다. 지난 2024년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63.9%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ETF 투자금은 48조7000억원으로 약 40%를 차지했다. 최근 3년 연속 2배 이상 성장한 것이기도 하다.
같은 기간 은행권 퇴직연금 ETF 잔액도 늘었다. 신한·하나·국민·우리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ETF 잔액은 10조7363억원이다. 전년 대비 225.4% 증가한 수치다.
퇴직연금 계좌내 ETF 가입을 통해 은행들은 신탁 수수료 형태의 비이자이익을 늘릴 수도 있다. 4대 시중은행의 신탁 수수료는 지난 2024년 7306억원에서 지난해 8819억원으로 20.71% 증가했다.
김정후 (kjh2715c@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K증권, 삼성전자 61만원·하이닉스 400만원..목표가 또 파격 상향
- [단독]일본서 난리난 스페이스X 공모주, 한국 개미 강제 '포모' 오나
- [단독]태영건설, 2년 연속 'B' 받고 워크아웃 '말년' 달린다
- 찬밥 신세였는데…예별손보·KDB생명 인수전 왜 불 붙었나
- '5선' 오세훈, 재개발·재건축 가속…SH는 공공 '지분 셰어'
- 현대차 목표주가 또 100만원, 보스턴다이내믹스 가치 상승 기대
- 네이버클라우드, 엔비디아와 맞손…글로벌 AI 팩토리 구축
- "HBM4 3사 모두 통과"…젠슨 황, 한국에 '깜짝 선물' 예고
- 60조 캐나다 잠수함 수주 총력전, 군-관 힘 보탰다
- 최태원과 어깨동무한 젠슨 황…"SK 성공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