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현대차 ‘로봇 실증 공간’ 방문…정의선과 피지컬 AI 논의할 듯
자율주행·스마트공장 협력 논의 전망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를 찾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난다. 전날 서울 을지로 우래옥에서 점심을 함께한 데 이어 하루 만에 다시 마주 앉는 것이다. 두 사람은 이날 면담에서 자율주행, 로보틱스, 스마트공장 등 실제 산업 현장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는 ‘피지컬 에이아이’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이 이날 오후께 찾을 것으로 알려진 현대차·기아 양재 사옥은 최근 리뉴얼을 거치며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실증 공간으로 바뀌었다. 임직원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회의를 진행하는 공간에 식물 관리 로봇과 음료를 배달하는 로봇, 보안·의전용 로봇 등을 배치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달 사옥 재단장 행사 당시 “다른 고객들에게 내놓기 전에 내부적으로 확실하게 검증해서 내보내야 하니까 많이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봇을 일회성으로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운용 과정에서 개선점을 찾아 양재 사옥을 그룹의 피지컬 에이아이 전략을 검증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젠슨 황은 이날 사옥을 방문해 로봇이 운용되는 사옥 로비부터 살펴볼 예정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내부 업무공간을 로봇 실증 무대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엔비디아와 추진 중인 피지컬 에이아이 협력의 적용 가능성을 가늠하는 장면이 될 수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에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의 보안 모듈을 결합해 사옥 안팎을 자율주행으로 순찰하는 ‘스팟’이 젠슨 황의 이동 경로를 앞서 걷거나 뒤따르는 외빈 맞이 퍼포먼스를 할지도 관심이다.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의 협력은 완성차라는 하드웨어에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2015년부터 협력해온 두 회사는 2020년 엔비디아 드라이브 플랫폼의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확대 적용을 발표한 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과 자율주행, 스마트공장, 로보틱스 분야로 협력을 넓혀왔다.
양사는 지난해 1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가속 컴퓨팅, 생성형 인공지능, 산업 디지털화 기술을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스마트공장,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분야에 적용하기로 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엔비디아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개를 활용한 ‘인공지능 팩토리’ 구축 계획을 밝혔다. 차량 내 인공지능, 자율주행, 스마트공장, 로봇 분야의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검증·배포하는 인프라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피지컬 에이아이 기반 조성도 추진 중이다.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내 피지컬 에이아이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약 30억달러를 투자해 국내에 엔비디아 에이아이 기술센터와 현대차그룹 피지컬 에이아이 애플리케이션 센터 등을 설립하기로 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협력은 구체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퍼리온(DRIVE Hyperion) 플랫폼과 자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아키텍처를 결합해 레벨2 이상 자율주행 기술을 일부 차종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자체 주행 인공지능을 내재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혀왔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인프라를 그룹 소프트웨어 역량을 키우는 지렛대로 삼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의 연산 인프라와 플랫폼을 활용하면서도 실제 주행·제조·로봇 데이터와 인공지능 모델의 통제권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정 회장과 젠슨 황의 면담에서는 다양한 협력 사업의 후속 실행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스마트공장,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포함한 로보틱스 분야 협력도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유하영 기자 y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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