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먼데이, 개장 직후 대폭락 공포에 투매 말라"... '저가매수 기회'라는 증권가

성민서 2026. 6. 8.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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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 '브로드컴 쇼크' 영향과 외국인의 반도체주 위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6.5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금융시장이 이른바 '검은 월요일'의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이번 증시 조정이 오히려 핵심 주도주를 저렴하게 사들일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시장에서 큰 우려를 낳았던 엔비디아의 메모리 탑재량 하향 조정 가능성은, 수요의 둔화가 아니라 오히려 극심한 공급 부족을 드러내는 증거라는 해석이다.
하나증권 "불안 촉발은 환율....반도체 실적은 살아있다"

하나증권의 김두언·김록호 연구원은 8일 발표한 '공포는 환율에서 왔고 기회는 실적에서 온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시장의 하락세는 펀더멘털의 붕괴나 경기 침체에 따른 것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연준의 금리 재설정 움직임, 그리고 그동안 가파르게 올랐던 반도체 업종의 차익실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발생한 일시적 압축 조정"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시장 불안을 촉발한 가장 큰 원인은 주식시장이 아닌 외환시장에 있다고 봤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가 100선을 다시 넘어서고 원·달러 환율이 1560원선까지 치솟으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을 자극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수급의 특성상 주가 자체보다 환율의 안정 여부를 먼저 주시하기 때문에 원화 약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좋은 실적을 내는 기업이라도 수급 측면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인상 가능성까지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하며 성장주의 밸류에이션 하락을 압박했다. 즉,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꺾인 것이 아니라 미래 수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이 높아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직전 거래일 국내외 증시에서 삼성전자(-6.4%)와 SK하이닉스(-9.9%), 마이크론(이틀간 약 20% 급락) 등 반도체 대표 기업들이 겪은 폭락 장세에 대해서는 시장의 과도한 오해가 작용했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테크 업계 일각에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Vera Rubin)'에 탑재되는 LPDDR5X 메모리 용량이 기존 전망치(54TB)의 절반 수준인 27TB로 줄어들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자, 시장은 이를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꺾이는 신호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정반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요 감소가 원인이 아니라, 제조사들의 공급 능력이 폭발적인 AI 수요를 도저히 감당하지 못해 발생한 '공급 제약에 따른 설계 변경'이라는 시각이다. 실제로 탑재량을 27TB로 낮추더라도 이는 이전 세대인 '그레이스 블랙웰(Grace Blackwell)'의 탑재량(18TB)과 비교하면 여전히 50%나 급증한 규모다.

하나증권의 분석에 의하면, 베라 루빈의 출하가 본격화되는 2027년 엔비디아가 필요로 하는 LPDDR 물량은 전 세계 총 공급 능력의 최소 36%에서 최대 절반 이상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단일 기업이 소화하기에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수준으로, 결국 엔비디아의 탑재량 축소 검토는 역설적으로 LPDDR 메모리의 심각한 공급 부족 상황을 증명하는 셈이다.

"개장 직후 공포심리에 무작정 투매 삼가라" 조언

하나증권은 이러한 변동성 장세를 헤쳐 나가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전략도 제시했다. 우선 투자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로 개장 직후 공포 심리에 휩쓸려 무작정 매도 물량을 던지는 '투매'를 꼽았다. 대신에 원·달러 환율이 1560원선에 안착하는지 혹은 추가로 폭등하는지 여부를 차분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후 시장이 균형을 찾아갈 때에는 하반기 실적 가시성이 뚜렷한 메모리 대형주나 인공지능 공급망 내에서 병목 현상을 해소해 줄 수 있는 핵심 기업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저가 매수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거시 경제 변수에 취약한 코스닥 성장주에 대한 접근은 외환시장이 완연한 안정세를 찾은 이후로 미루는 것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원들은 "시장의 주가는 크게 요동쳤지만,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이익의 나침반은 여전히 위쪽을 가리키고 있다"라며 "현재의 공포는 흘려보내야 할 소음이고 실제 이익은 명확한 신호이므로, 소음이 커져 시장이 비이성적일 때일수록 뚜렷한 실적 신호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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