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뜨거워지는 '퀵커머스' 경쟁…배달앱, 제대로 붙었다

정혜인 2026. 6. 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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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편의점과 24시간 배달 돌입
배민도 운영 시간 연장…경쟁 격화 불가피
음식 배달 시장 포화에 퀵커머스로 눈 돌려
그래픽=비즈워치

배달 애플리케이션(배달앱) 업계의 퀵커머스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쿠팡이츠가 일부 지역에서 24시간 배달 체제를 구축한 데 이어 배달의민족도 운영 시간 연장으로 맞대응에 나서면서다. 음식 배달 시장에서 치열하게 맞붙어온 두 플랫폼이 퀵커머스로 전선을 넓히는 모양새다.

심야까지 번진 경쟁

쿠팡이츠는 편의점 CU·GS25와 손잡고 지난달 19일부터 서울·경기·광역시를 중심으로 24시간 퀵커머스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세븐일레븐도 이달 중 쿠팡이츠의 새벽 퀵커머스에 합류할 예정이다.

통상 퀵커머스는 수요가 적은 새벽 3시부터 6시까지 운영을 중단한다. 쿠팡이츠는 이 시간대에도 퀵커머스 서비스를 운영하기로 하면서 24시간 배달 체제를 갖추게 됐다. 늦은 시간 편의점을 직접 찾아야 하는 소비자들을 퀵커머스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쿠팡이츠는 우선 서울·경기·광역시 중심으로 새벽 퀵커머스 서비스를 운영한 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자 배달의민족도 퀵커머스 운영 종료 시간을 오전 3시에서 오전 5시로 늦추며 맞대응에 나섰다. 운영 종료 시간이 연장되면서 배달의민족은 당일 오전 6시부터 익일 오전 5시까지 23시간 퀵커머스 서비스를 운영하게 됐다. 쿠팡이츠처럼 완전한 24시간 체제는 아니지만 쿠팡이츠의 공세를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그래픽=비즈워치

퀵커머스는 배달앱이 음식 배달 인프라를 활용해 생필품·신선식품 등을 1시간 내에 배달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배달앱 업계에서는 배달의민족이 2019년 B마트를 선보이며 퀵커머스 시장을 열었고 당시 업계 2위였던 요기요 등과 시장을 키워왔다. 후발주자인 쿠팡이츠는 2021년 '이츠마트'를 열며 이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2023년 서비스를 대폭 축소했다. 

이후 배달의민족은 B마트를 앞세운 '장보기·쇼핑'으로 퀵커머스 서비스를 확대하며 시장을 선점해 갔다. 2024년에는 쿠팡이츠가 '쿠팡이츠쇼핑'을 선보이며 다시 퀵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배달의민족과 비슷하게 편의점, SSM 등을 대거 입점시킨 데 이어 지난해에는 서비스의 이름을 배민과 같은 '장보기·쇼핑'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심야 시간대 배달 운영까지 확대하며 경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두 플랫폼이 음식 배달 시장에서 무료 배달·유료멤버십·1인분 배달로 치열하게 경쟁해 온 양상이 퀵커머스로 그대로 번지는 모양새다.

밥 다음은 장보기

최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퀵커머스 경쟁에 불이 붙은 것은 음식 배달 시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음식 서비스의 온라인 거래액(배달앱 거래액)은 2022년 26조594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26조4012억원으로 처음 역성장했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나자 시장 한계가 드러나서다.

이후 2024년 36조9891억원, 2025년 41조5889억원으로 다시 성장세를 회복했다. 1인분 배달 등으로 새 수요를 발굴하며 시장을 키운 결과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오히려 시장이 점점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이에  배달앱들이 눈을 돌린 것이 퀵커머스다. 퀵커머스는 아직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곳이 없는 데다, 성장세도 높다. 실제로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4년 1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약 5조원 수준으로 4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마트·다이소·SSG닷컴·GS더프레시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앞다퉈 퀵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이 시장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배달앱들의 퀵커머스도 성장세가 뚜렷하다. 배달의민족 B마트는 올 1분기 주문 수와 거래액이 전년 대비 각각 37%·36% 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고객 수도 22% 증가했다. 누적 주문 고객 수는 800만명에 이른다.

특히 월 3회 이상 이용하는 충성 고객이 54% 늘었고 신선식품 매출이 50% 이상 증가한 점도 눈에 띈다. 배달앱을 장보기 플랫폼으로 쓰는 소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의미다.

주도권은 누구에게

퀵커머스 시장에서 현재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곳은 배달의민족이다. 퀵커머스는 장보기라는 반복적·습관적 소비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한번 익숙해진 플랫폼을 잘 바꾸지 않는 '록인' 효과가 강하게 작용한다.

배달의민족 커머스(B마트+배민스토어)는 최근 3년간 주문 수·고객 수·거래액 모두 연평균 약 30%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 상당한 규모의 충성 고객을 확보한 상황에서 후발주자가 이 구도를 단기간에 흔들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쿠팡이츠의 추격 가능성을 배제하기도 어렵다. 음식 배달 시장에서 15년간 1위였던 배달의민족의 아성을 빠르게 흔들어온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쿠팡이츠는 꽃집·문구점·정육점 등 동네 자영업 매장까지 퀵커머스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소비자가 일상에서 접하는 매장 전반으로 취급 범위를 넓히는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을 앞세우며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도 배달의민족을 앞서는 결과를 내고 있다고 쿠팡이츠는 강조한다.

문제는 퀵커머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두 플랫폼이 또 출혈경쟁을 벌이게 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이미 음식 배달 시장에서 무료 배달·멤버십 할인 등 대규모 프로모션을 쏟아부으며 경쟁하고 있다.

퀵커머스에서도 할인 혜택·배달비 경감 등 프로모션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시장을 키우기 위한 불가피한 투자지만 음식 배달과 같은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는 촘촘한 물류 인프라와 상품 구색을 갖추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시장"이라며 "선발주자와 후발주자 간 격차를 좁히는 것도 쉽지 않지만 결국 수익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두 플랫폼 모두의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인 (hi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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