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사고 났다고 6개월 작업중지는 과도”… 정부, 한화에 19억 지급 확정
노동청 작업중지명령으로 181간 조업 못해
방위사업청에 유도탄 등 납기 못 지켜
대금 98억원 못 받자 소송… 19억 받게 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하 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 이후 정부가 사업장 전체에 6개월간 작업중지명령을 내린 것은 과도했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사고와 직접 관련 없는 작업장까지 장기간 가동이 중단된 사정 등을 고려하면 납품 지연 책임을 모두 한화 측에 물을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 제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지난 4월 30일 한화에어로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물품대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국가가 한화에어로에 약 19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한 원심을 사실상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다만 지연손해금 산정 방식은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앞서 한화는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방위사업청과 5차례에 걸쳐 유도탄 신관, 155㎜ 고폭탄 탄두 화약 등 1조1222억원 규모 군수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는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방위사업청과 5차례에 걸쳐 유도탄 신관, 155㎜ 고폭탄 탄두 화약 등 총 1조1222억원 규모의 군수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소송은 당초 한화가 제기했지만, 방산 부문 물적 분할·합병을 거쳐 한화에어로가 원고가 됐다.
한화는 공급할 군수품을 대전 유성구에 있는 사업장에서 제작했다. 그런데 2019년 2월 14일 이 사업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3명이 사망했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이 사고가 중대재해에 해당하고,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보고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사업장 전체에 작업중지명령을 내렸다.
한화는 이후 작업중지명령을 해제해 달라고 5차례 요청했다. 대전노동청은 사업장 내 일부에서 작업이 가능하게 풀어주다가 같은 해 8월 14일 작업중지명령을 해제했다. 작업중지기간은 181일이다.
폭발 사고로 작업이 중지돼 한화는 방위사업청에 군수품 납기를 맞추지 못했다. 방위사업청은 계약에서 정한 지체상금(遲滯償金) 98억7647만원을 뺀 나머지 대금을 한화에 지급했다. 지체상금은 계약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약정 기한 내에 물품 납품 등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상대방에게 지급해야 하는 위약금이다.
한화는 군수품 납품이 지연된 것은 사고와 관련 없는 다른 작업장까지 과도하게 작업중지명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며,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므로 정부가 주지 않은 지체상금 약 98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 지체상금을 늦게 지급하는 것에 따른 지연손해금도 달라고 했다.
1심은 납기 지연에 한화의 책임이 있다면서도 “98억원에 이르는 지체상금은 과다하므로 80%로 감액하라”고 판결했다. 정부가 한화에 지급해야 할 금액은 지체상금의 20%인 19억7534만원이다.
1심 재판부는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까지 작업중지명령을 받은 완성차 6개사의 평균 작업중지 기간은 21일이었다”라면서 “사업장은 115만2120㎡(약 34만8516평)에 이르는 부지에 65개동이 산재해 있는데, 사고로 직접 영향을 받은 것은 1개동 이형공실뿐”이라고 했다.
2심은 정부가 한화에 지체상금의 20%를 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지급해야 하는 금액을 19억7529만원으로 약간 변경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다고 보고 정부의 상고를 기각했다. 다만 지연손해금에 대해서는 판단을 달리하고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2심은 정부가 한화에어로에 19억7529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 기간에 따라 6% 또는 12%의 이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한화와 방위사업청이 체결한 계약에는 지연손해금에 관한 약정이 있으므로, 법정이율이 아닌 금융기관 대출평균금리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봤다.
한편 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에서는 지난 1일 폭발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사업장에서는 2018년에도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졌다. 이번 사고는 2018년, 2019년에 이어 세 번째 폭발 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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