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쳐 탐방한 젠슨 황, 이제는 사업한다…현대차·LG·네이버와 ‘피지컬AI 혈맹’
로봇·모빌리티·제조 AI 등 역량 강화 모색
삼소·치맥회동에 PC방·시구 등 ‘스몰 미팅’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후 삼겹살·치킨 회동, PC방 방문, 예능 프로그램 출연, 야구경기 관람 등의 3일간의 ‘스몰 미팅’을 마무리하고 국내 주요 재계 총수들과 ‘인공지능(AI) 혈맹’ 굳히기에 나선다.
황 CEO는 작년 10월 방한 당시 26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을 약속했다면, 이번 방문에서는 피지컬 AI 협업을 비롯해 메모리 수급, 제조 데이터 확보 등 한층 깊은 관계를 맺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을 시작으로 현대차그럽 양재 사옥, 경기도 분당 네이버 1784 사옥을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다. 각각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비공개 회동을 갖는다.
LG그룹과는 로봇 분야를 필두로 AI 모델 엑사원, 클라우드·통신 등 다방면에서 협업 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황 CEO의 장녀이자 이번 방한 일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매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 이사는 지난 4월 LG 여의도 사옥을 방문한 바 있다. LG전자는 1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메디슨 황 수석 이사와의)미팅을 통해 로봇 AI, 데이터 센터, 모빌리티 등의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며 “로봇 분야에서는 생태계 전반에 걸친 폭넓고 전략적인 협업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LG전자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AI홈 로봇 ‘LG 클로이드’를 공개했다. 또 미 자회사인 베어로보틱스는 서빙·물류로봇 상용화에 나서고 있으며, LG 클로이드에도 관련 기술을 접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LG전자가 2대주주로 있는 로보티즈는 피지컬 AI의 핵심 부품인 액츄에이터를 글로벌에 공급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과는 자율주행, 로보틱스 분야 협업에 초점이 쏠린다. 양사는 이전부터 모빌리티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작년 10월에는 국내에 30억달러를 투자해 피지컬 AI 역량을 고도화하기로 하는 등 관계가 한층 돈독해졌다.
이번 만남에서는 제품을 넘어 ‘AI 제조’ 기술 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은 미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를 필두로 AI 팩토리 확산에 나서고 있다. 엔비디아의 AI칩 수급뿐 아니라, 엔비디아 역시 현대차그룹이 가진 AI 제조 노하우를 확보하는 것이 황 CEO가 그리는 ‘피지컬 AI’에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의 경우 자체 초거대 AI 모델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보유한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이라는 점에서 엔비디아의 AI 데이터센터와 AI 팩토리 구축 전략에서 핵심 파트너로 꼽힌다.

앞서 황 CEO는 지난 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일명 ‘삼소(삼겹살+소주·맥주) 회동’을 가진 후 취재진에게 “한국에 큰 선물로 4개의 새로운 사업을 가져왔다”며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 베라 중앙처리장치(CPU), 엔비다아의 첫 AI 노트북 ‘RTX 스파크’, 로봇 전용 슈퍼컴퓨터 ‘젯슨 토르’ 등을 언급했다.
그는 이날 회동에 앞서 홍대입구 인근 T1 PC방에서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등 T1 선수단과 만났다. 6일엔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을 촬영했다.
전날 오후 5시에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두산베어스-키움히어로즈 간의 프로야구 경기에서 황 CEO가 시구,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시타로 각각 나섰다. 오루 7시쯤엔 최태원 회장 등 SK그룹 사장단들과 서울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만나 ‘깐부 회동’을 가졌다. 이 치킨집은 작년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회장과 만남을 가졌던 장소다.
재계 관계자는 “황 CEO가 제시한 피지컬 AI는 사람 일을 대신하는 것으로, 제조 현장의 데이터가 필수로 필요하다. 한국은 반도체, 자동차, 가전 등 제조 역량을 보유한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라며 “방한 후 3일차까지는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데 방향을 맞췄다면, 남은 일정은 AI 협력을 구체화하는 데 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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