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스턴다이나믹스, 韓 부품사 찾았다…휴머노이드 양산 채비
휴머노이드 부품 공급 가능성 점검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나믹스가 한국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 양산 및 현장 적용을 위한 공급망 확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나믹스 엔지니어들은 지난 5일 경북 영천에 본사를 둔 현대차그룹 협력사 화신정공을 비공개로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보스턴다이나믹스 측 요청에 따라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방문에는 보스턴다이나믹스 수석 엔지니어를 포함한 기술 인력과 부품 조달 담당자 등 4명이 참여했으며, 현대모비스 관계자들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화신정공 공장을 둘러보며 휴머노이드 로봇용 부품 공급 가능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문은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 확대 전략과 맞물려 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8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인근에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Robot Metaplant Application Center)를 가동할 예정이다. 아틀라스는 이곳에서 실제 제조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인공지능(AI) 모델 학습에 다시 반영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RMAC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8년부터 HMGMA 생산현장에 아틀라스를 우선 투입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부품 분류와 이송, 서열 작업 등 반복적이고 작업 강도가 높은 공정에 적용한 뒤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화신정공 방문이 아틀라스 양산을 위한 공급망 구축 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연구개발 단계에서 벗어나 실제 제조현장 적용을 추진하면서 기존 자동차 공급망을 로봇 산업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신정공은 알루미늄 경량화 단조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에 적용되는 알루미늄 로어암 등 경량 섀시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배터리 효율과 구동 성능을 높이기 위해 경량화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화신정공의 알루미늄 단조 기술이 아틀라스의 구조 부품이나 구동계 부품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 검증된 품질관리 체계와 대량생산 역량은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과정에서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휴머노이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경우 수만대 단위 양산 체제가 필요해지는데, 이는 기존 자동차 부품업계가 강점을 가진 영역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배터리 탑재량이 제한적인 만큼 무게를 줄이는 것이 핵심 과제 중 하나”라며 “전기차 사업에서 축적된 화신정공의 알루미늄 경량화 제조기술이 로봇 부품 개발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휴머노이드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은 지난달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에서 아틀라스를 현대차·기아 생산거점에 2만5000대 이상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휴머노이드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