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피’ 앞두고 주저앉은 코스피…조정 국면 언제까지 [주간 증시 전망]

권순철 기자 2026. 6. 8.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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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33까지 갔던 코스피…지난주 7% 하락
미국 반도체주 약세에 ‘삼전닉스’ 급락
스페이스X發 수급 이탈·금리 인상 우려에도
“펀더멘탈 이슈 아니야…차익실현 여전”
원·달러 환율이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오르고, 코스피와 코스닥은 급락했다.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하나인피니티서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오승현 기자 2026.06.05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첫 9000포인트 진입을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서면서 시장의 시선은 조정 국면의 장기화 여부로 모아질 전망이다. 미국 반도체주 약세와 이번 주 스페이스X 상장이 야기할 외환 유출 우려, 미국의 고용 서프라이즈에 따른 금리 인상 전망이 증시 하방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큰 줄기에서의 인공지능(AI) 투자 흐름은 훼손되지 않은 만큼 과도한 경계는 불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달 5일 전주 대비 627.79포인트(7.14%) 내린 8160.5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2일 장중 8933.62포인트까지 오르며 ‘꿈의 9000피’까지 단 66.39포인트를 남겨뒀지만 직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5일 매도 사이드카(코스피200 선물 지수가 급락할 경우 프로그램 매도호가를 5분 간 정지)까지 발동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54%의 낙폭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간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던 반도체 대장주들이 일제히 약세 전환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5월 29일 기준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의 시가총액은 코스피의 50.7%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전체 시장의 절반을 넘겼다. 그러나 5일 기준 양사의 종가는 32만 9000원, 207만 원으로 전주 대비 각각 5.7%, 12.4% 가량 빠졌다.

급락의 진원지는 미국 반도체 종목들로 지목된다. 맞춤형 AI 반도체 설계 업체 브로드컴(Broadcom)이 3일(현지 시간) AI 관련 매출 전망치를 시장 컨센서스보다 아래인 160억 달러(약 4조 6160억 원)로 제시한 이후로 반도체주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차세대 AI 반도체 플랫폼인 ‘베라 루빈’에 탑재되는 메모리 물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면서 메모리 수요 둔화 등의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국내 증시의 반도체 쏠림 구조가 이웃 국가보다 가파른 낙폭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기준 일본과 중국,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증시는 줄줄이 약세를 띄었지만 하락폭은 전장 대비 1% 안팎에 그쳤다. 외국인들도 이날을 포함해 20거래일 연속 순매도(70조 2000억 원)를 이어가면서 개인들의 순매수(56조 4000억 원) 기조를 상쇄시켰다.

이번 주에도 증시 하락세를 일으킬 요인들이 여럿 산재해 있다. 5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 대비 17만 2000명 증가하며 시장 컨센서스(8만 5000명)를 102% 상회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우려가 확산되자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4.5%까지 급등한 가운데 미국 주요 반도체 종목 30개를 편입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10.3% 하락 마감했다.

6월 12일 나스닥 입성을 예고한 스페이스X의 상장도 변수로 꼽힌다. 지상 최대의 IPO로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만큼 스페이스X에 투자하고자 기존의 포트폴리오에서 자금을 빼려는 수요도 감지되고 있기 떄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5일 코스피 하락세를 두고 “스페이스X 상장이라는 대형 이벤트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일부 현금을 마련하려는 수요도 개입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기업들의 펀더멘탈과 직결된 이벤트로 인해 증시가 빠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에 대한 의구심은 아직 추세 훼손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브로드컴 실적 발표 이후 차익 실현이 나타났지만 이는 AI 수요 둔화보다는 높아진 기대치 대비 가이던스 상향 폭이 부족했던 데 따른 실망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권순철 기자 kssunch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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