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도양 전략적 요충지 차고스 제도 매입 검토"

현윤경 2026. 6. 8.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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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우회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통제 방안으로 고려"
차고스 제도에 있는 디에고 가르시아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미국이 영국과의 합동 공군기지가 있는 인도양의 전략적 요충지 차고스 제도를 모리셔스로부터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미국 정부가 영국을 우회해 차고스 제도의 디에고 가르시아 섬의 통제권을 확보하고자 모리셔스를 상대로 한 독자적인 협상안을 마련했다고 7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 정부는 영국령 차고스 제도의 주권을 모리셔스에 이양하고 제도 내 디에고 가르시아 섬의 군사기지를 최소 99년간 통제하는 협정을 지난해 5월 체결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대에 협정 이행을 최근 보류한 바 있다.

당초 차고스 제도의 반환을 지지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문제를 두고 영국을 비롯한 유럽 동맹국과 갈등을 빚자 입장을 바꿔 "큰 실수"라고 비판하며 영국이 디에고 가르시아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과의 전쟁 초기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미국의 이란 공격에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이용을 허용하지 않자 영국의 차고스 제도 반환 계획에 딴지를 걸었다.

텔레그래프는 향후 불확실성이 커진 차고스 제도를 매입하겠다는 방안은 트럼프 행정부의 여러 선택지 중 하나라면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입안에 직접 관여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란 전쟁과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따라 전 세계의 전략적 군사 기지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디에고 가르시아 섬의 군 기지는 이란을 타격권 안에 두고 있는 데다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를 동원한 테헤란 공격 등 장거리 폭격 작전을 24시간 수행할 수 있어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정부 고위 관료들은 중국과 우호적인 모리셔스에 차고스 제도의 통제권이 넘어가면 적대 세력의 해상 첩보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한편, 차고스 제도의 매입 가격은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 영국은 원래 이 지역을 모리셔스에 넘긴 뒤 99년 동안 군사기지를 임차하는 대가로 약 350억 파운드(약 72조8천억원)를 지급할 계획이었다.

미국이 실제로 차고스 제도의 통제권을 쥐려면 영국 정부가 추진하는 주권 이양 협정이 일단 이행되도록 한 뒤 주권을 넘겨받은 모리셔스와 별도 협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망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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