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원장 사퇴로 끝낼 일 아냐”… 與는 개헌까지 거론

노석조 기자 2026. 6. 8.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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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개혁’ 속도내는 정치권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사퇴했지만 정치권은 7일 “몇몇의 사퇴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선관위 대수술’을 요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국정조사와 함께 선관위를 견제할 수 있도록 하는 개헌 가능성까지 거론했고, 국민의힘도 국정조사와 함께 범국민 선관위 개혁 기구 구성을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4일 ‘유감’ 표명에 이어 이날 재차 입장을 내고 “정부를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X(엑스)에 글을 올려 “중앙선관위가 국민의 참정권 행사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며 “사고 자체도 납득하기 어렵지만 이후 대응과 국민에 대한 해명도 충분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신뢰를 잃은 독립기관은 존재의 의미가 없다”며 검경 합동수사본부 수사를 지시하고, 국회에 국정조사와 선관위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8일 청와대에서는 이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가 참석하는 회동도 예정돼 있다.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 지난 3일 전북 전주시 화산체육관에 투표함이 모여 있는 모습. 이재명 대통령은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중단된 사태에 대해 지난 4일에 이어 7일에도 유감을 표했고, 정치권에서는 국정조사 및 재선거 주장 등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그래픽=양진경

민주당은 8일 국회에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또 선거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공직선거법과 선관위법 등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개헌을 통해서라도 선관위가 견제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재선거 주장에 대해 “당 차원에서 논의한 바 없다”고 했다. 다만 박선원·최민희 의원 등 일부 의원은 “투표용지 부족 문제가 발생한 지역에 한해 재선거를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선관위는 서울·인천·대구·부산·울산에서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했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국정조사뿐 아니라 특검, 범국민 선관위 개혁 기구 구성 등의 요구가 이어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재선거를 외치는 함성은 들불처럼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서울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함의 뒤늦은 개표가 이뤄진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는 재선거 요구 집회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의 회담을 요구하고, 여야와 전문가, 국민이 참여하는 범국민 선관위 개혁 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8일 국정조사 요구서를 당론으로 제출할 방침을 밝혔다.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지난 5일 여야 회동에서 국민의힘이 먼저 국정조사를 제안했는데 민주당이 오늘 화답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여야 원내 지도부는 조만간 국정조사 기간·대상·범위, 국조특위 위원 구성 등을 놓고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 외부 감독을 강화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이날 중앙선관위를 감사원 직무감찰 대상에 포함하는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는 “중앙선관위는 감사원의 감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당시 민주당은 헌재 결정을 높게 평가했고, 일부 민주당 의원은 선관위를 감사원 직무 감찰 범위에서 제외하는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 실수가 아닌 선관위의 구조적 실패로 보고 있다. 전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은 “본투표용지 인쇄 하한선을 유권자 수의 50%로 낮춘 것이 실책이었다”며 “투표소별 예상 투표율을 고려한 배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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