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관위, 해체수준 대대적 개혁 필요
이번 6·3지방선거에서 일부 유권자들이 투표용지가 없어 참정권을 행사하지 못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자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와 대학가를 중심으로 헌법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의 직무유기를 규탄하는 성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습니다. 선관위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며 지레짐작하고 투표용지를 유권자 수의 50%만 준비해 ‘투표의 공정성이 훼손되는 대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 허철훈 선관위 사무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도 지난 5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지만 이 정도로 끝낼 일이 아닙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관리에 납득하기 쉽지 않은 허점이 발생했다”며 의문을 표시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필요하다면 국회 국정조사나 특검을 통해서라도 확실한 규명과 제도 개선을 이뤄내야 할 것”이라고 한 것처럼 철저한 진상 조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선관위의 무능과 관리 부실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거의 고질병처럼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2022년 대선 때는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 등의 사전투표 용지를 간이 용기와 쇼핑백에 담아 ‘소쿠리 투표’라고 비판을 받았으며, 지난해 대선 사전투표에선 투표용지를 받은 유권자가 식사하고 돌아오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습니다. 그런데도 선관위는 헌법기관이라는 이유로 국회나 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다 보니 감시나 견제를 받지 않아 고위직 자녀의 ‘아빠 찬스’ 같은 특채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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