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낮밤 분위기 반전···‘재선거’ 중심 요구서 ‘부정선거’ 늘어
밤에 인파 늘며 성조기·태극기 부대 ‘부정선거’ 주장
과격 문구 피켓에 “재선거만 하라” 참석자간 충돌도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사흘째 이어진 서울 송파구 개표소 봉쇄 시위 규모가 7일 오후에 접어들며 다시 커졌다. ‘재선거’ 요구로 목소리가 모아졌던 오전과 달리 ‘부정선거’ 구호가 다시 늘며 분위기가 변했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일대는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민들로 붐볐다. 오전에는 ‘재선거’ 이외 구호나 부정선거 주장이 나오면 자원봉사자들과 시민들이 제지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그러나 해가 지고 인파가 늘며 상황이 달라졌다. 성조기와 태극기를 든 300여 명의 시위대는 오후 7시쯤 등장해 “부정선거라고 말하면 왜 안 되냐” “이재명을 빨갱이라고 말하면 왜 안 되냐”고 외치며 경기장 주변을 행진했다.
기존 시위 참여자들이 ‘재선거’ 구호로 맞받아치거나 행진대의 확성기 사용을 막으려 시도했으나 부정선거 구호를 막지 못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100여명의 시위대가 찬송가를 불렀다. 정당 지지 없이 참정권을 요구하는 집회인 줄 알고 왔다는 A씨는 “앞에 부정선거자들 많아졌다”며 “시위 분위기가 변했다”고 말했다. 오후 8시25분에는 한 시위 참여자가 폭죽을 터뜨려 시위대가 경찰에 신고하는 등 현장 혼란도 가중됐다.

이날 오전과 집회 양상이 다시 달라지면서 참가자끼리 충돌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사건은 ‘수개표 재선거’ ‘이재명·선관위 사형’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든 시위 참가자인 60대 B씨와 ‘재선거만 외쳐야 한다’고 주장한 현장 참가자들이 실랑이를 벌이면서 불거졌다. B씨가 자극적인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지 말자고 요구하던 30대 C씨를 향해 “대진연(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라고 외치며 얼굴을 폭행해 경찰이 출동했다.

C씨는 “나도 우파”라며 “대진연이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방이 끝까지 폭행 사실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고 어르신인 점을 고려해 사건 접수 없이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C씨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모여 재선거만 외치는 줄 알고 왔는데, 시위 분위기가 갑자기 바뀌는 것 같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시위 참여 인원은 약 2만명으로 집계됐다.
박민규 기자 mingyu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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