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주 약세 여파… 코스피 8000선 흔들
외국인·기관 대규모 순매도 이어져
대내외 악재 하방 변동성 확대 전망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9000선 돌파를 앞두고 있던 코스피가 지난 5일 장중 8000선 초반까지 하락한 데 이어, 주말 사이 미국 증시 주요 반도체 종목까지 일제히 하락하면서 이번 주 첫 거래일인 8일 국내 증시에도 강한 하방 압력이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5일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개장 직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조5391억원, 939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홀로 4조2211억원을 순매수하며 하단을 지지해 코스피는 8160.59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역시 하락하며 한때 1000선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이번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 브로드컴의 실적 발표가 꼽힌다. 3분기 인공지능(AI) 칩 매출 전망치가 160억 달러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고 AI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한 인프라 구축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반도체 관련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국내 증시 내부 요인도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가 단기간에 24% 이상 상승하며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37조7376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1539.1원까지 오른 환율과 외국인의 20거래일 연속 누적 순매도(70조1576억원)가 매도 압력을 높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가 전체 시가 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쏠림 현상도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
설상가상으로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4.18% 하락한 2만5709.43으로 마감하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가 10.26% 하락하면서 대외적 불안감이 가중됐다. 엔비디아(6.2%), 브로드컴(7.9%), AMD(10.9%) 등 주요 기업 주가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미국증시에서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1조3000억 달러(약 2000조원)가 감소했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금리 인상 우려 재부각과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 상장에 따른 유동성 이탈 가능성도 악재로 꼽힌다.
증권업계에서는 대외 악재와 내부 신용융자 부담이 맞물려 8일 장 초반부터 코스피 8000선 지지력을 시험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하방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보수적인 관점에서 시장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준영 기자 bk6041@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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