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최태원, 만남 이틀만에 '치맥 회동'…AI '깐부 동맹' 다져

김미지 기자 2026. 6. 7.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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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유니폼 입은 젠슨 황, 깐부치킨서 재계 총수들과 '치맥' 건배
잠실야구장서 시구 나서…“제 가족과 엔비디아 환영 감사하다”
8일 최태원 회장, 전영현 삼성 부회장 등과 만남 계획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한 중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이틀 만에 다시 만나 인공지능(AI) 분야 ‘깐부’ 간의 의리를 다졌다.

황 CEO와 최 회장은 7일 오후 6시50분께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 모여 자리를 잡았다.

검은색 세단에서 내린 황 CEO는 트레이드마크인 검정색 가죽재킷 대신 조금 전 프로야구 시구 때 입었던 두산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함께 온 부인 로리 황 여사도 같은 팀 유니폼 차림이었다.

황 CEO가 도착한 지 10분 정도 지나자 짙은 남색 셔츠와 바지 차림의 최 회장이 가게로 들어섰다. 두 사람은 ‘하이파이브’로 인사를 나눈 뒤 생맥주로 건배했다.

그들이 폭탄주로 '러브샷'을 하며 의리를 다지자 주변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러브샷'을 한 최 회장이 "내가 깐부가 됐다(So i Became a 깐부)"고 하자, 황 CEO는 "매우 좋다(So good)"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식사 중 팬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우리가 깐부라니 럭키비키잖아’라는 글귀와 황 CEO, 최 회장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어린이가 다가와 사인을 요청하자, 황 CEO와 최 회장이 함께 사진을 찍어주고 스케치북에 사인을 해줬다.

시민들의 호응이 끊이지 않자 가게에 자리 잡은 지 30분도 안 돼 황 CEO가 다시 일어나 가게 속에서 즉석 사인회를 열기도 했다.

최 회장도 SK 사장단도 거리에서 대역폭 메모리(HBM)칩이 모티브인 과자 'HBM칩'과 비락식혜를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황 CEO는 최 회장이 HBM칩을 나눠주자 지난 5일 홍대입구역 앞 회동 때처럼 “HBM! 더 많은 HBM이 필요해!(I want more HBM!)”라고 농담을 던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회동하던 중 러브샷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홍대 '삼소 회동' 이틀 만에 다시 만나...7개월간 7번째 회동

이날 만찬 회동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인공지능(AI) 인프라담당 사장,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정석근 SK텔레콤 AI CIC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참석했다.

엔비디아 측에선 황 CEO와 부인 로리 황, 장녀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 황 수석이사의 약혼자 등이 자리했다.

곽노정 사장은 가게 내 대화에 대해 “오늘은 비즈니스 대화를 할 분위기가 아니고 그냥 스몰토크(Small Talk)를 했다. 어떤 치킨이 맛있는지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정재헌 대표 또한 “다양한 이야기, 재밌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이 열린 식당은 지난해 10월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참석차 방한한 황 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나 ‘깐부회동’ 장소로 유명해진 그 치킨집이다.

최 회장은 당시 ‘깐부회동’에 참석하는 대신 APEC CEO 서밋을 주재하던 경주에서 황 CEO와 따로 만남을 가졌다.

이번 만남은 이날 엔비디아 측이 먼저 요청했으며 모임 장소도 엔비디아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두 사람은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삼겹살 음식점 ‘형님 저요’에서 있었던 ‘삼소(삼겹살+소주) 회동’ 이후 이틀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외부로 알려진 이들의 만남은 지난해 10월 말 APEC CEO 서밋 이후 이번 회동까지 7개월간 7번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앞서 시구를 마친 뒤 시타자로 나선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 두산 경기 시구 나선 젠슨 황..."엔비디아-한국, 기술 산업에서 함께 성장"

방한 사흘째인 젠슨 황은 앞서 잠실야구장을 찾아 두산베어스 홈경기에서 시구를 했다. 황 CEO는 시구를 위해 마운드에 올라 “엔비디아와 한국은 PC 게임과 비디오 등 기술 산업에서 함께 성장했다. 저와 제 가족을 환영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구를 마친 뒤 엔비디아 단체 관람석에서 BBQ의 ‘크런치 순살 크래커’를 먹으며 경기를 관람했다. 그는 “치맥(치킨과 맥주)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말하며 남다른 ‘치맥’ 사랑을 드러냈다. 지난 5일 ‘삼소’ 회동 후에도 그는 2차 장소로 BBQ 홍대입구점을 택한 바 있다.

로봇 공학 및 물류 자동화 분야에서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기대되는 두산그룹의 박정원 회장은 두산 창립 연도인 1896년을 의미하는 96번 유니폼을 입고 타석에 들어섰다. 황 CEO와 박 회장은 시구와 시타를 마치고 서로 끌어안는 장면을 연출했다.

두 사람의 협력 논의는 황 CEO가 시구자로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 이뤄졌다.

두산 측에서는 잠실야구장 중앙 출입구에 황 CEO를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현수막에는 ‘우리의 파트너십은 여기서 시작된다’(Our Partnership - It All Starts Here)는 문구가 쓰였다.

박 회장과 황 CEO는 향후 AI 관련 접점을 이루는 피지컬 AI 등 분야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박 회장은 황 CEO에게 조형물 ‘두산일두’와 엔비디아 창립연도를 의미하는 등번호 93이 새겨진 두산베어스 유니폼을 선물했다. 두산일두(斗山一斗)는 ‘한 말(斗) 한 말 차근차근 쌓아 올려 산(山)처럼 크게 성장하라’는 두산그룹의 창업 정신과 기업 철학이 담긴 상징물이다.

회사 관계자는 “양사의 파트너십이 산같이 커지기를 기대한다는 의미가 담긴 선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황 CEO는 방한 일정 마지막 날인 다음날 오전 서울 종로구의 SK서린빌딩을 찾아 최 회장과 다시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이날 깐부치킨에서 ‘내일 삼성전자를 방문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내일 전영현 부회장을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같은 날 저녁에는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을 열고 방한 중 방문한 기업들과 국내 AI 관련 파트너사들을 만날 계획이다.

김미지 기자 unknow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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