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래연의 요리조리]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오사카 ‘오코노미야끼’

일본 관서지방서 뭐먹지① 오코노미야끼
밀가루 반죽 위에 양배추와 돼지고기를 얹는다. 철판 위에는 지글지글 구워내는 소리로 가득하다. 철판의 열기에 가다랑어포(가쓰오부시)가 열기에 춤을 추고 있다.
일본 각지의 식재료가 오가던 오사카는 예부터 ‘천하의 부엌’이라 불렸다. 일본 전국 각지의 식재료를 다루는 상인들의 문화가 쌓여 지금의 오사카 음식을 만들었다. 도톤보리 일대의 오코노미야끼 가게와 타코야끼 포장마차만 봐도 오사카의 다양한 식문화를 엿볼 수 있다.

밀가루 가득한 도시 오사카
오사카 식문화를 논할 때 ‘코나몬(粉もん)’ 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코나몬은 가루를 이용한 요리를 뜻한다. 오사카는 옛날부터 무역 상인들로 활기를 띠던 도시였다. 일본 동서의 상인들이 오사카에 모여 쌀을 거래했다. 분주한 상인들에게 저렴하게 허기를 해결할 수 있는 음식이 필요했다.
사람들은 밀가루에 재료를 넣고 철판 위에 구워먹기 시작했다. 코나몬 문화는 화려한 식재료나 정교한 기법 없이 밀가루와 남은 재료, 서민의 지혜로 탄생했다. 오코노미야끼, 타코야끼, 우동, 야키소바 등 모두 코나몬이다.

좋아하는 재료 모두 넣고 굽는 ‘오코노미야끼’
오코노미야끼(お好み焼き)는 이름 자체에서 정체성이 드러난다. 좋아하는 것을 뜻하는 ‘오코노미(お好み)’와 굽는다는 뜻의 ‘야끼(焼き)’. 즉 ‘좋아하는 재료를 골라 구운 음식’이 바로 오코노미야끼다. 밀가루 반죽에 양배추를 듬뿍 넣고, 돼지고기·새우·오징어·치즈 등 원하는 재료를 자유롭게 더해 철판에 굽는다. 먹는 사람의 취향이 곧 레시피가 되는 음식이다.
오코노미야끼는 에도 시대의 전병과자 ‘후노야끼(麩の焼き)’에서 시작됐다. 밀가루를 물에 풀어 얇게 구운 뒤 된장이나 팥소를 발라 먹었다. 지금의 오코노미야끼와는 달리 간식에 가까웠다. 오늘날의 형태는 메이지 시대,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갖추게 된다.

섞거나 쌓거나… 굽는 방식도 지역 따라
오코노미야끼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식과, 히로시마식이다.
오사카식은 밀가루 반죽에 양배추·돼지고기·해산물 등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섞어 철판에 붓는 방식이다. 반죽과 재료가 하나로 어우러져 두툼하고 묵직한 맛이 특징이다. 도톤보리 가게들의 상당수가 이 방식을 고수한다.
히로시마식은 밀가루 반죽 위 재료를 쌓아 올린다. 밀가루 반죽을 얇게 깔고 그 위에 양배추·숙주·돼지고기를 층층이 올린 뒤 야끼소바(볶음면)와 달걀까지 더한다.
두 방식 모두 오코노미야끼 위에 달콤하고 진한 오코노미야끼 소스를 바르고 마요네즈, 가다랑어포, 파래 가루(아오노리)를 뿌린다. 음식 위 가다랑어포와 파래가루를 뿌리는 방식은 타코야끼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오사카에는 ‘구이다오레(食い倒れ)’라는 속담이 있다. 먹는 것에 돈을 쏟아붓다 파산한다는 뜻이다. 갓 구워진 오코노미야끼 한 장을 베어 무는 순간 그 말이 왜 생겨났는지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술 한잔 땡길때 2차 안주로 오코노미야끼를 추천한다.
정래연 기자 fodus020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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