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폭탄 …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아파트 분양가
드레스룸·붙박이장 등 수백만원 유상 품목 전환
“기본형은 텅 빈 시멘트방(?) … 소비자 기만” 분통

[충청타임즈] 최근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는 가운데 과거 기본 제공되던 품목들까지 대거 `유상 옵션'으로 전환되면서 충북 청주지역 예비 청약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표면 분양가는 낮추는 대신 필수적인 내부 인테리어를 옵션으로 돌려 사실상 분양가를 올리는 `꼼수 분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안방 드레스룸, 붙박이장, 알파룸 공간 분할 등은 당연히 포함되는 기본 품목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최근 분양하는 단지들에서는 이러한 공간 구성마저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유상 옵션으로 분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공급된 일부 단지를 살펴보면 안방 드레스룸 문과 붙박이장에도 별도의 비용을 요구하거나 거실과 주방의 바닥재 마감, 아트월 등 기초적인 인테리어 요소까지 세부 옵션으로 쪼개 판매하고 있다.
청주 흥덕구에 거주하며 청약을 준비 중인 직장인 이모씨(38)는 "모델하우스의 세련된 구성을 그대로 구현하려면 수천만원에 달하는 유상 옵션을 필수로 선택해야 하는 구조더라"라며 "기본형만 선택하면 텅 빈 시멘트 방이나 다름없는 수준인데 이럴 거면 차라리 분양가를 투명하게 올리지 소비자를 기만하는 느낌"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청주 운천동의 한 신축 아파트 입주를 준비 중인 주부 임모씨(50)는 "왜 발코니 확장이 유상 옵션인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발코니를 설치했다가 철거한 후 재시공하는 것도 아니고 설계단계부터 아예 시공을 안하는 것인데 오히려 건축비에서 제외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철근 등 핵심 자잿값이 워낙 올라 건설사 입장에서도 마진을 맞추기 어렵다"며 "지자체가 분양가 인상을 제약하고 있어 선택 품목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요자들이 체감하는 실질 분양가는 공고된 금액을 훨씬 웃돈다.
과거에는 발코니 확장과 시스템 에어컨 정도만 고민하면 됐지만 이제는 빌트인 가전, 현관 중문, 조명 특화 등 선택지가 수십 가지로 늘어났다.
인기 있는 옵션을 몇 가지만 추가해도 순식간에 3000만~5000만원이 분양가에 얹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중도금 대출 이자까지 감당해야 하는 청약 대기자들 입장에서는 내 집 마련의 문턱이 너무 높아졌다는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공사비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러한 옵션 쪼개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들의 청약 전략도 고도화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상 옵션은 계약 시점에 통상 10%의 계약금을 별도로 납부해야 하므로 초기 자금 계획을 세울 때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또한 추후 분양권을 전매하거나 매도할 때 본인이 선택한 옵션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는 "청약 신청 전 모델하우스와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어디까지가 기본 제공 품목이고 어떤 것이 유상인지 철저하게 비교해야 한다"며 "단순히 표면적인 평당 분양가만 믿고 섣불리 청약했다가는 자금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형모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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