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성숙 총리 지명, ‘지방선거 민심’ 반영한 국정 변화 전기로

이재명 대통령이 7일 김민석 국무총리 후임으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명했다. 한 총리 지명자가 국회 임명동의를 거쳐 취임하면 노무현 정부 당시 한명숙 총리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여성 총리가 된다. 네이버 대표이사 출신인 그는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중기부 장관을 맡아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등 창업·벤처 정책을 이끌어왔다. 총리 후보군으로 함께 거론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 대통령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한 지명자 발탁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이 대통령이 ‘실용 정부’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새로운 성장 전략 수립과 산업 혁신에 방점을 찍은 인사로 본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한 지명자에 대해 “IT(정보기술) 기업 대표와 중기부 장관 경험을 바탕으로 시대적 과제인 AI 대전환을 차질 없이 완수할 것”이라며 “국민 모두의 성장과 민생을 책임질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전 세계 산업이 AI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기에 AI와 플랫폼 경제, 디지털 혁신에 대한 이해는 국가 운영에 중요한 자산이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민간 기업과 정부를 두루 경험한 한 지명자를 내각 수장에 기용함으로써 국정 2년차에 실질적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진영 간 대립이 심각한 만큼, 정치색이 엷은 실무형 인사라는 점도 작용했을 법하다.
한 지명자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총리의 역할은 기업 경영자나 장관과 다르다. 내각을 지휘하고 국회를 설득하며 야당과 협치해야 한다.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얽히고설킨 이해관계도 조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6·3 지방선거 이후 어려운 과제들이 쌓여 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환율·물가·금리가 함께 급등하며 경제에도 위기 신호가 들어왔다. 양극화 확대 속에 ‘반도체 초과세수’ 분배를 둘러싼 갈등도 여전하다. 한 지명자가 이러한 난제들에 맞설 능력과 자질, 리더십이 있는지 인사청문 과정에서 철저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패배로 결론난 서울시장 선거 결과는 집권세력의 오만에 대한 민심의 경고장이었다. 신임 총리 지명으로 다시 출발하는 이재명 정부가 좀 더 낮은 자세로 시민의 삶을 부축하는 정치를 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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