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실에 560만대 깔렸는데… 보안에 구멍 뚫린 '디벗'

김만기 2026. 6. 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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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콘텐츠 우회접속 민원 확인
교육부 "발견 후 사후차단 한계"
화면 분석 AI 신기술 도입 대안
청소년 절반 "숏폼 유해물 접촉"
포털 검색창에 '디벗'을 치면 연관 검색어로 '뚫는 법'이 따라붙는다. 정부가 전국 초·중·고교에 560만대의 교육용 스마트기기를 보급 중인 가운데, 서울 시내 일선 고등학교에서 기기 보안망을 무력화한 우회 접속 민원이 공식 확인됐다. 교육당국은 우회가 원천 차단됐다는 입장이면서도 기술 진화에 따른 보안 공백을 인정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지역 학교에 보급된 스마트기기 '디벗'은 총 75만7071대에 달한다. 시교육청은 공식 유해 콘텐츠 접근 보고 건수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국민신문고를 통해 관내 단국대학교소프트웨어고등학교에서 모바일기기관리(MDM) 보안망 우회 관련 민원이 공식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들이 학교 망 필터링을 피해 사설 가상사설망(VPN)이나 개인 핫스팟 전환, 웹 기반 프록시 등으로 유해 사이트에 접속하는 방식은 일선 학교에서 공공연한 실태로 파악된다. 이 같은 공백을 두고 교육당국 간 시각차는 뚜렷하다. 서울시교육청은 "2025학년도 이후 보급분부터 허가된 앱만 실행하는 화이트리스트 방식으로 전면 전환 중이며, 개인 핫스팟으로 환경을 바꿔도 임의 우회가 불가능함을 업체를 통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교육부 관계자는 "알려지지 않은 우회 통로로 탈출하는 아이들이 가끔 나온다"며 "교사가 수업 현장에서 발견해 제보해야만 사후에 차단되는 구조"라고 체계의 한계를 인정했다. 기존 URL·앱 기반 차단은 암호화 트래픽 앞에서 사실상 '사후 조치'에 그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접속 경로 통제를 넘어 '화면 콘텐츠 자체'를 실시간으로 인식해 제어하는 기술적 대안이 부각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라이브 AI 블라인드'는 AI 신경망을 통해 초당 4∼60회 기기 화면을 실시간 분석하는 솔루션이다. 우회 경로로 유해물이 화면에 노출되더라도 AI가 즉각 인식해 화면을 블러(흐림) 처리하거나 원천 차단한다. 업체 측은 10만장 이상의 데이터로 99% 인식률을 확보하고 통신사 협력 및 교육청 공급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도 "기술이 안정적으로 상용화된다면 도입할 의향이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청소년의 디지털 유해 매체 노출 위험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추세다. 초록우산이 중·고교생 1000여명을 조사한 결과 53%가 온라인 숏폼에서 유해 콘텐츠를 접했고, 이 중 80%는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노출됐다. 전문가들은 차단 기술보다 우회 기술의 진화가 훨씬 빠르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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