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대금 달러로" 조선·방산 웃고… "외화부채 많아서" 항공·정유 울고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김정환 기자(flame@mk.co.kr), 박소라 기자(park.sora@mk.co.kr), 정지성 기자(jsjs19@mk.co.kr) 2026. 6. 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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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산업별 희비 엇갈려

원화 약세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주요 산업 전반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달러 결제 비중이 높거나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큰 업종은 비용 부담이 확대된 반면 수출 비중이 높고 달러 매출 중심인 업계에서는 환차익과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사업 부문별 명암이 뚜렷하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수출 비중은 각각 약 90%, 98%에 달하며 D램·낸드플래시·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이 달러로 거래돼 환율 상승 시 원화 기준 매출 증가 효과가 발생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애플 등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해 환율 수혜가 예상된다. 다만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와 생산장비를 해외에서 조달하는 만큼 비용 부담은 함께 늘어난다.

반면 스마트폰과 TV·가전 등 완제품 사업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과 TV·가전은 베트남·인도 등 해외에서 생산하는 비중이 높고 핵심 부품과 원재료 상당수가 달러 결제로 이뤄져 원가 상승 압박이 커진다. 다만 해외 매출 확대 효과가 일부 비용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는 평가다.

자동차 업종은 환율 상승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원화가치 하락 시 해외 시장에서 차량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진다. 현대자동차는 원화가치가 달러 대비 5% 떨어지면 연간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이익이 1698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반해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는 변수다. 글로벌 통상 갈등과 중동 리스크로 부품 조달 비용이 확대되고 있다. 현대차가 글로벌 생산설비에 투입하기 위해 구매한 부품 규모는 지난해 84조원으로 2021년 이후 45% 증가했다.

배터리 업계는 미국 공장 투자비와 외화부채 부담이 커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는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도 수조 원대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과 원재료 가격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정유와 석유화학 업계는 대표적인 피해 업종이다. 원유와 나프타를 전량 달러로 수입하는 구조여서 환율이 오르면 원재료 도입 비용이 급증한다. 국제유가 하락 시에는 원유 도입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 간 가격 차이로 발생하는 역래깅 효과가 확대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항공업계도 환율 민감 업종으로 분류된다. 항공기 리스료와 항공유, 정비비 대부분이 달러로 결제돼 환율 상승 시 외화환산손실 부담이 커진다. 대한항공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외화환산손실은 86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0.2% 증가했다.

반면 방산과 조선, 해운 등 수출업종은 고환율 수혜가 기대된다. 방산업계는 수출계약 대부분이 달러 기준으로 체결되며 국내 소재·부품 비중이 높아 원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계약 이후 환율 상승은 환차익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조선업계는 선박대금을 달러로 수취하는 구조여서 환율 상승 효과를 누린다. 최근 수년간 확보한 대규모 수주잔액도 대부분 달러 기준 계약이다.

[추동훈 기자 / 김정환 기자 / 박소라 기자 /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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