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서학개미 호재에…달러예금 다시 '쑥'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2026. 6. 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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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연속 늘어난 달러예금
반도체·인공지능 기업호황에
외화대금 수취늘며 잔액증가
원화값 추가하락 전망 나오자
기업들 환전 않고 예금 파킹
4월 이후 달러예금 계속 늘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이 호황을 누리면서 달러로 받는 기업의 대금 수취가 늘며 잠시 주춤했던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이 3개월 연속 상승했다. 개인들의 경우 달러값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달러예금으로 '유턴'하는 사례가 늘어난 데다가, 미국 등 해외 증시에 주식투자를 한 후 차익을 실현하고 국내 증시로 이동하며 자금을 일시적으로 달러예금에 파킹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달러예금 잔액 증가에 한몫했다.

7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579억7000만달러에 달했던 달러예금은 올해 1월과 2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3월 513억6000만달러까지 급감했다.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차익실현에 나선 수요가 늘어난 것이 컸다. 그러나 3월 이후 달러예금 잔액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4월 540억6000만달러로 한 달 만에 5.3%나 증가하더니, 5월에도 557억3000만달러로 연속 상승했다.

은행 달러예금 잔액이 다시 늘기 시작한 것을 두고 금융권에선 두 가지 요인이 있다고 본다. 먼저 기업의 달러예금 잔액 증가다. 올 들어 반도체와 AI 관련 기업들은 수주가 연속으로 터지며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이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은 물론 관련 1·2차 협력업체들도 낙수효과를 누리고 있는데, 은행에선 이들 기업이 해외로부터 계약 선금을 달러로 받는 경우도 꽤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은행에 달러 그대로 예치하는 경우가 늘면서 달러예금이 증가하는 것이다.

실제로 매일경제가 전체 달러예금에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한 결과 올 1~3월 77% 수준이던 것이 4월 77.8%로 늘었고, 5월엔 79.3%로 80%에 육박했다. 기업이 달러를 받아 은행에 예금 형태로 두는 사례가 늘었음을 보여준다. 기업 입장에선 현재 원화값이 더 하락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달러로 받은 대금을 굳이 원화로 환전하기보다는 달러 그대로 '파킹'해놓고 환차익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다만 이 같은 기업의 대기성 달러 자금 증가가 원화값 하락을 부추긴다는 이야기도 있다. 개인들의 달러예금 잔액도 최근 늘고 있는 추세다. 서울외국환중개의 월말 매매기준율 기준 달러당 원화값은 지난 1월 1427원에서 2월 1424.5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3월 미국·이란 전쟁 발발을 계기로 달러당 원화값은 1513.4원까지 하락했고, 잠시 안정되는 추세를 보였지만 지난 5일 종가 기준 1539.1원까지 폭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넘어선 이후에도 계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원화값이 더 이상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깨졌고, 이에 환전하며 차익을 실현했던 개인들이 다시 달러예금으로 몰리는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일부 환율 전문가들은 올해 달러당 원화값이 1600원에 근접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미국 증시가 최근 나스닥 등을 중심으로 호황을 맞으면서 서학개미들이 차익을 실현했고, 이를 국내 은행에 달러예금 형태로 예치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외환당국도 해외 주식을 처분하고 국내 증시 진입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의 자금이 일부 달러예금에 가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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