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發 ‘반도체 쇼크’에 코스피 8000 지지선 시험대
美연준 금리인상 우려에 AI·반도체주 중심 대규모 투매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도 변수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과열 우려와 인공지능(AI) 투자 속도 조절론이 맞물리면서 지난주 코스피가 ‘9000선’ 고지를 눈앞에 두고 큰 폭으로 미끄러졌다. 장중 한때 8000선까지 위협받는 등 이번 주 국내 증시는 공포 심리 확산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7일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5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315.56포인트(3.72%) 내린 8160.59로 한 주를 마감했다. 지난달 26일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8000선을 돌파한 이후 이달 2일 장중 8933.62까지 치솟으며 기세를 올렸으나 금요일 글로벌 악재가 겹치며 상승분을 대거 반납했다.
■ 브로드컴이 쏘아 올린 ‘AI 속도조절론’
상승 흐름을 단숨에 바꾼 촉매제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의 실적 발표였다. 브로드컴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올해 AI 반도체 매출 가이던스(전망치)를 상향 조정하지 않았다.
호크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가 콘퍼런스콜에서 “AI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전력 인프라 구축 속도가 시장 기대보다 느리다”고 언급하자 시장에서는 AI 투자가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피크아웃’ 우려가 급격히 확산했다.
여기에 미국 5월 고용보고서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고 이란 전쟁 리스크와 고유가, 달러/원 환율 급등이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이에 따라 지난 5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0.26% 폭락했으며,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3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2.65%, 나스닥 종합지수는 4.18% 급락했다. 브로드컴은 4일 12.6% 급락에 이어 이날도 7.92% 하락했고 마이크론(-13.25%), 샌디스크(-11.39%), 웨스턴디지털(-11.06%), 인텔(-11.28%), AMD(-10.86%), 램 리서치(-9.85%) 등 반도체주 대부분이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엔비디아(-6.20%), 마이크로소프트(-2.66%), 아마존(-3.06%), 테슬라(-6.56%) 등 빅테크도 하락했다.
![▲ 텍사스 스타베이스의 스페이스X 사옥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7/kado/20260607173155787wnmw.jpg)
■ 스페이스X 나스닥 상장에 자금 이탈 우려
오는 12일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뉴욕증시에 상장하며 글로벌 증시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실탄 확보’를 위해 과열 우려가 제기되는 반도체에서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스페이스X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750억달러(약 117조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기업가치는 1조7700억달러(약 2760조원)로 평가받고 있으며 상장과 동시에 시가총액 기준 세계 1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장이 단순한 신규 상장을 넘어 글로벌 자금 흐름과 투자 심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상장 초기 주가 변동성에 대한 경계론도 제기된다.
자산관리회사 트루이스트 웰스가 지난 15년간 기업공개를 실시한 주요 기업 30곳을 분석한 결과, 신규 상장 종목의 주가는 상장 1년 후 중간값 기준 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상장 후 첫 12개월 동안 평균적으로 최대 54%까지 급락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한편 투자업계는 스페이스X 상장이 올해 글로벌 IPO 시장의 최대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상장 이후 주가 흐름과 자금 이동이 미국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스페이스X가 향후 나스닥100 지수에 조기 편입될 경우,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펀드 등 패시브 자금이 대거 유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 “과도한 공포” vs “단기 변동성 불가피”…물가지표가 변수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이 ‘메모리 고점론’ 같은 본질적 위기라기보다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이 악재를 빌미로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결과라고 진단한다.
이번 주 국내 증시의 향방은 현지시간 11일 발표될 미국의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움직임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가 예상보다 안정적으로 나온다면 단기 조정 후 성장주 중심의 반등 시도가 나타날 수 있으나, 반대로 물가가 치솟을 경우 장기 금리가 상승해 반도체와 AI 종목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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