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스라엘에 분노“이란협상도 엿들어?”…“선 넘었다” 대응조치

김광태 2026. 6. 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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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코프 트럼프 특사·국방실세 콜비 차관 등 표적삼다 덜미
국방정보국, 일부 적대국보다 높은 ‘심각’으로 경계수위 상향
미국, 이스라엘 국기 앞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모습 [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이란과의 종전 및 핵 협상을 이끄는 자국 고위 관계자들을 이스라엘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도청해 왔다는 판단 아래, 이스라엘에 대한 방첩 위협 평가를 역대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다.

오랜 묵인 관행을 깨고 이스라엘의 스파이 행위가 동맹국으로서 ‘선을 넘었다’고 규정한 것이어서 양국 간 군사·정보 공조 체제에 심각한 균열이 예상된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N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기타 군사정보기관들과 공동 작성한 최신 보고서를 통해 이스라엘의 방첩 위협 수준을 종전 ‘높음’에서 최고 등급인 ‘심각’으로 상향 조정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에 조정된 이스라엘의 위협 등급이 미국의 일부 적대국보다도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동맹국 중 이스라엘의 방첩 위협 수준에 근접하는 국가는 특정 안보 국면에서 일시적으로 높은 등급을 받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보기관의 정밀 추적 결과, 이스라엘의 도청 타깃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협상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를 비롯해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마이클 디미노 국방부 중동정책 담당관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對)이란 외교·안보 핵심 라인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방정보국은 이스라엘 현지에 주둔 중인 미군 요원들의 개인 휴대전화에서 이스라엘 측이 심은 것으로 추정되는 도청 소프트웨어가 잇따라 발견되자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방첩 활동은 조 바이든 전 행정부가 가자지구 공격 자제를 압박하던 지난 2024년 후반부터 급증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공습을 검토하던 지난해에는 공격성이 더 강화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가 미국 대통령을 경호하는 비밀경호국 차량에 도청 장치를 직접 설치하려다 현장에서 발각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미 정부 고위 관리는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자국 고위 관료들을 향한 이스라엘의 정보 수집 행태를 두고 “사실상 통제 불능 상태였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조치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전쟁을 공동으로 치르고 있는 민감한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도 이스라엘군 장교들은 미 중부사령부에 상주하며 미군 지휘부와 실시간으로 작전을 통합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란 정권 붕괴를 목표로 결속했던 전쟁 초반과 달리, 현재 양국은 전후 목표를 두고서도 충돌 양상을 빚고 있다.

미국은 협상력을 높여 이란의 군사적 양보를 얻어내는 데 집중하는 반면, 네타냐후 행정부는 이란 강경 정권의 완전한 축출을 고수하고 있다. 양국의 불화는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 도중 크게 격노하며 욕설을 퍼부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이미 표면화된 상태다.

NYT는 “미국의 이스라엘 방첩 위협 격상 조치는 미 중부사령부와 이스라엘 간의 군사 계획 통합 노력을 크게 위축시키고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며 “특히 미 국방부가 보안을 이유로 이스라엘 장교들과 공유하는 전술 정보를 제한하기 시작할 경우 양국의 안보 동맹은 걷잡을 수 없이 소원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광태 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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