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로보틱스 발전에 기여”···피지컬AI 제국 노리는 엔비디아 가상공장 ‘옴니버스’

김세훈 기자 2026. 6. 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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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브 레바레디언 엔비디아 옴니버시 및 시뮬레이션기술 부사장이 지난해 11월 자사 3D 시뮬레이션 플랫폼 옴니버스와 합성데이터 생성 AI 코스모스를 소개하는 모습. 유튜브 갈무리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과 맞물려 엔비디아의 피지컬 인공지능(AI) 개발 플랫폼인 ‘옴니버스’도 주목받고 있다. 황 CEO가 한국 로보틱스 기업들의 옴니버스 생태계 참여를 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고도화 구상에서 제조 역량을 갖춘 한국 기업들의 전략적 위상이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엔비디아 주도 플랫폼에 국내 업계가 종속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IT업계에 따르면 옴니버스는 엔비디아 피지컬 AI 생태계의 핵심축으로, 현실 세계를 가상공간에 재현하고 그 공간에서 공장·로봇 등을 설계해 시뮬레이션하는 엔비디아의 3D 플랫폼이다. 자율주행차의 테스트 주행이나, 물류 로봇 등의 작업을 훈련하는 무대로 쓰인다. 데이터센터를 세우기 전 전력·냉각·연산·작업 흐름 등을 계산해 병목을 포착하고, 설계 오류를 줄이는 역할도 한다.

현재 지멘스·폭스콘·캐터필러·도요타·TSMC 등 세계적 기업들도 옴니버스를 공장 구축이나 로봇 제조에 활용하고 있거나, 활용할 계획이다. 엔비디아는 옴니버스 내 아이작 심(로봇)·드라이브 심(자율주행)·에어리얼 디지털 트윈(통신망) 등 특화 시뮬레이션 도구도 운영한다. 옴니버스를 피지컬 AI의 표준 플랫폼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엔비디아의 구상이다.

옴니버스가 피지컬 AI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참여 기업이 많을수록 기업의 엔비디아 생태계에 맞춘 공정 데이터가 늘어나고, 데이터가 쌓이면 다른 곳으로 이탈이 어려워지는 ‘락인 효과’도 얻을 수 있기 떄문이다. 특히 옴니버스와 같은 가상 플랫폼은 기업의 자체 데이터 수준에 따라 성능 차이가 크다. 자동차나 조선, 공장 건설·운영 등 양질의 제조 데이터가 풍부한 한국 기업이 옴니버스의 성능을 홍보할 ‘테스트배드’로 적합한 이유다.

황 CEO는 지난 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한국은 훌륭한 생태계를 갖고 있고 기업들도 매우 뛰어나다”면서 “엔비디아도 한국의 로보틱스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젠슨황

실제로 황 CEO 방한을 앞두고 협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2일 엔비디아와 옴니버스 등을 활용한 글로벌 AI 팩토리 협력 강화 방침을 발표했다. AI 팩토리는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서비스하기 위한 전용 데이터센터다. SK텔레콤도 지난 1일 SK하이닉스 반도체 팹 제조·운영에 옴니버스의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키로 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세계 데이터를 그대로 반영해 수시로 상황이 달라지는 가상 모델이다.

다만 플랫폼 종속 가능성은 짚어봐야 할 지점이다. 엔비디아는 이미 AI 가속기(GPU)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쿠다(CUDA)를 통해 시장을 장악한 바 있다. 쿠다 기반 모델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으면서 기업들이 엔비디아 플랫폼을 벗어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익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AI·로봇연구소장은 통화에서 “엔비디아의 전략은 자사 플랫폼에 기업을 종속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마냥 좋은 일은 아니다”라며 “다만 플랫폼을 배제할 필요는 없고,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활용해 우리의 피지컬AI 모델을 개발 속도를 높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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