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루이비통 거쳐 AI 리더로…매디슨 황의 독특한 커리어 '눈길'

박선강 기자 2026. 6. 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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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방한 일정 총괄·기획
차세대 핵심 피지컬 AI 생태계 주도
미래 리더십 구도 핵심 인물로 부상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장녀인 매디슨 황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가 5일 서울 마포구 T1베이스 캠프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AI 반도체 패권을 쥔 엔비디아(NVIDIA)의 창업자 젠슨 황 CEO가 방한할 때마다 정·재계의 시선이 집중된다.

하지만 최근 정보기술(IT)·반도체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인물은 그의 등 뒤에 있는 한 여성이다. 젠슨 황의 모든 비즈니스 동선과 대외 이미지를 기획하고, 엔비디아의 차세대 핵심 먹거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그의 장녀, 매디슨 황(Madison Huang) 엔비디아 글로벌 수석 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비선형적 궤적 그린 독특한 커리어
테크 업계 최고 권위 기업의 고위 임원이지만, 매디슨 황의 커리어는 기술 공학과는 거리가 먼 '비선형적(Non-linear)'인 궤적을 그려왔다.

그는 초기에 요리 학교를 졸업한 뒤 프랑스 요리사(셰프)로 근무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이후 글로벌 명품 그룹인 LVMH(루이비통 모에 헤네시)에서 마케팅 전략을 담당하며 비즈니스 감각을 익혔다.

전환기를 맞이한 것은 런던 비즈니스 스쿨(LBS)에서 MBA를 취득하고 MIT 슬론 경영대학원에서 AI 과정을 이수하면서부터다.

2020년 엔비디아 입사 이후 능력을 인정받아 현재는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을 총괄하는 수석 이사 자리까지 올랐다.

그는 지난 4월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초청 포럼에서 학생들을 만나 자신의 독특한 이력을 소개하며 "전통적인 경로를 벗어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 요리와 패션 분야에서 배운 창의성과 인간 중심의 경험이 오히려 AI 시대에 차별화된 무기가 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차세대 먹거리 '피지컬 AI' 생태계 확장 주도
매디슨 황은 단순히 'CEO의 딸'이라는 후광에만 기대지 않는 실력파 임원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그가 엔비디아에서 맡고 있는 역할은 인공지능이 실제 물리적 공간과 결합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생태계 확장이다.

가상 공간에 현실과 똑같은 공장이나 시설을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와 로봇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플랫폼 '아이작(Isaac)' 등 제조·물류·인프라 혁신을 이끌 차세대 AI 플랫폼의 제품·기술 마케팅을 전담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방한 기간 중 네이버, SK텔레콤 등 국내 대표 IT 기업들을 방문해 피지컬 AI·디지털 트윈 관련 협력 방안을 긴밀히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총수 회동 이끈 치밀한 막후 기획자
매디슨 황은 젠슨 황 CEO의 방한 일정을 총괄하는 '수석 기획자'이기도 하다. 그는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젠슨 황의 대외 이미지를 치밀하게 조율해 왔다.

실제 이번 방한 중 홍대 인근 삼겹살집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의 이른바 '삼소(삼겹살+소주) 회동' 현장에도 직접 동석해 총수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도했다. 1차 종료 후 근처 치킨집으로 자리를 옮기는 '깜짝 2차 이동' 역시 매디슨 황이 직접 기자들에게 장소를 안내하며 막후 조율 능력을 보여줬다.

그는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서울 삼성역 인근 치킨집 미팅을 기획한 주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일정 중에도 이스포츠 구단 T1 선수들과의 만남에서 유니폼을 맞춰 입거나, 인기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녹화 현장에 동행하는 등 젠슨 황의 한국 친화적 행보를 가장 가까이서 지원했다.

로보틱스 최전선 이끄는 미래 리더
실리콘밸리의 거대 AI 권력이 가업(Family Business) 형태의 리더십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 규모와 주주 구조를 고려할 때 직계 승계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그러나 오빠인 스펜서 황(로보틱스 매니저)과 함께 엔비디아의 미래 먹거리인 '로보틱스·피지컬 AI'의 최전선에서 괄목할 만한 비즈니스 성과와 외교적 역량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매디슨 황이 향후 엔비디아의 미래 리더십 구도에서 핵심적인 청사진을 쥐게 될 것이라는 분석에는 이견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