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대통령, 이란에 '이곳은 우리나라다' 경고

[파이낸셜뉴스]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이 이란이 미국 및 이스라엘과의 갈등에서 레바논을 볼모로 이용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하며 이스라엘과의 직접 평화 협상 및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아운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향해 "레바논은 당신들의 나라가 아니라 우리의 나라"라며 이란을 비판했다.
그는 "이란은 우리를 도우려는 것이 아니다. 레바논 국민들이 이란의 사익을 위해 대가를 치르고 있으며, 우리의 이익은 이란의 이익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서 "우리는 지쳤고 평화롭게 살기를 원한다"며 "레바논 국민들은 존엄하게 살 자격이 있으며, 5년이나 10년마다 집이 부서지는 고통을 겪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운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반복되는 전쟁으로 레바논 국민들이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며,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스라엘과의 휴전을 위한 직접 협상 용의가 있음을 밝히며, "우리는 협상할 준비와 의지가 있으며 전념하고 있다. 1948년 이후 양측 모두 전쟁에 지친 만큼, 전쟁 상태를 끝낼 중대한 기회"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아파 공동체를 포함한 레바논 사회 전체가 평화를 갈망하고 있다면서 "그들도 레바논 국민이지 (헤즈볼라 사무총장) 나임 카셈의 추종자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다만 아운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군사적 해법에는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나라를 침공하거나 완전히 파괴할 수는 있어도 목적을 달성하진 못할 것"이라며 "헤즈볼라는 일종의 '이념'이기 때문에, 영토 침략이 아닌 이스라엘 군의 철수와 레바논 국가 주권 확립을 통한 협상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8년간 군 총사령관을 지내며 최전선에서 부상을 입기도 했던 아운 대통령은 "전쟁보다는 외교적 경로를 선호한다"며 "내 자녀들과 레바논 국민들이 내가 겪은 고통을 반복하게 하고 싶지 않다.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헤즈볼라를 설득해 무장해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운 대통령의 비판에 대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자신의 엑스(X)를 통해 이란이 레바논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아운 대통령의 발언만 보면 이란이 레바논 영토의 5분의 1을 점령하고, 인구의 4분의 1을 피난민으로 만들고, 매일 폭격이라도 하는 줄 알겠다"고 조롱했다.
그는 "만약 레바논이 정말 이란 손에 쥔 협상 카드였다면 벌써 오래전에 (미국 등과) 합의를 보았을 것"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한 뒤, "대통령님, 진짜 적으로부터나 레바논을 구하라"고 쏘아붙였다.
동시에 헤즈볼라 측도 무장해제 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카셈 헤즈볼라 사무총장은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 전에는 무장해제 논의란 있을 수 없으며, 현재의 협상 기조는 항복에 가깝다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레바논과 이스라엘은 이틀전에 휴전 실시를 위한 합의를 했으며 여기에는 레바논 육군이 통제하는 지역을 설정하고 이를 통해 헤즈볼라의 공격을 완전히 막는 여건 조성을 포함하고 있다. 또 리타니강 이남에서 모든 무장대원들의 철수도 포함됐다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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