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서 호텔·채굴 국제 기업 줄줄이 철수···“국가 경제에 큰 타격 줄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쿠바에 대한 경제적 제재 수위를 높이면서 국제 기업들의 쿠바 철수가 본격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국제 기업들의 잇따른 철수가 쿠바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일 쿠바 정권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군산복합체 가에사(GAESA)와 함께 사업을 하는 개인이나 단체에 제재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 발표 이후 해외 기업들의 이탈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관광업계의 철수가 가장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스페인의 대형 호텔 체인인 이베로스타와 멜리아는 각각 최소 12개의 쿠바 호텔 경영권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쿠바 전역에서 62개의 호텔·리조트를 운영해 온 캐나다 호텔 운영사 블루다이아몬드도 운영을 중단했다.
미국의 제재로 에너지 부족 위기가 심화하면서 쿠바의 관광업은 사실상 무너졌다. 원유 부족으로 쿠바 당국이 지난 2월 항공유 공급을 중단하면서 여러 항공사가 쿠바행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쿠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 사이 쿠바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2만8608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55.8% 급감했다.
쿠바에서 미국인이 아닌 외국인 관광객의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 거래는 이날부터 중단될 예정이다. 미국인들은 이미 쿠바에서 해당 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
쿠바 중앙은행은 지난 2일 “비자카드 및 마스터카드를 이용한 거래를 처리하는 해외 은행으로부터 핀시멕스와 거래 관계를 종료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핀시멕스는 가에사의 금융 자회사로 쿠바 내 신용카드 거래를 처리해 왔다. 쿠바 중앙은행은 “이번 중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 국민을 억압하기 위해 발표한 행정명령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광업 회사 셰리트도 철수 절차를 밟고 있다. 셰리트는 지난달 쿠바에서 운영을 중단했으며 직원들을 본국으로 송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셰리트 이사회 구성원 3명과 최고재무책임자와 외부 감사인 등도 연이어 사임했다.
특히 셰리트의 이탈은 쿠바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셰리트는 30여년간 쿠바 동부 모아 광산에서 매년 수만톤의 니켈과 코발트를 채굴해 전 세계에 판매해왔다. 셰리트는 쿠바의 최대 외국인 투자 기업 중 하나였다. 셰리트와 쿠바 국영 니켈 회사의 합작법인인 모아 니켈도 미국의 제재를 받았다.
쿠바 출신인 리카르도 토레스 아메리칸대 교수는 해외 기업들의 철수에 관해 “변곡점”이라며 “이미 약화한 쿠바 경제에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에사가 쿠바 경제의 약 40~70%를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일에는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과 배우자인 리스 쿠에스타 페라사, 아들 마누엘 아니도 쿠에스타 등 3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6050717001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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