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폐지됐던 서울 학생인권조례… '진보 압승'에 기사회생
진보 교육감-보수 중심 시의회 대립
민주당 다수당 차지, 4년 동안 유지

지난 4년간 진보 교육감과 보수 시의회 간 극한 갈등을 빚으며 존폐 기로에 섰던 서울의 학생인권조례가 기사회생할 전망이다. 6·3 지방선거에서 진보 성향인 정근식 교육감이 연임에 성공했고, 서울시의회도 더불어민주당이 118석 중 81석을 확보해 과반 의석을 4년 만에 탈환했기 때문이다. 다만 보수 정치·교육계에서는 조례 폐지를 계속 주장할 가능성이 커 한동안 갈등은 불가피하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학생인권조례는 체벌 금지, 두발·복장 자율화, 성별·종교·출신·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한 차별 금지 등을 골자로 한다. 이 조례는 2010년 김상곤 당시 교육감이 이끌던 경기교육청이 처음 도입했다. 서울은 곽노현 교육감 체제였던 2012년 전국 17개 시·도 중 경기, 광주에 이어 세 번째로 같은 조례를 제정했다.
서울 학생인권조례는 서울시의회 권력이 12년 만에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넘어간 2022년을 기점으로 진보 교육감과 보수 중심 의회가 격렬하게 대립하는 소재가 됐다. 서울시의회는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을 침해한다'는 보수 진영 비판을 반영해 국민의힘 주도로 2024년 폐지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서울교육청이 재의를 요구했으나 서울시의회는 같은 해 6월 폐지를 확정했다. 다만 서울 학생인권조례의 효력은 아직 유지되고 있다. 교육청이 곧바로 대법원에 폐지안 무효 소송과 집행 정지를 청구했고 대법원이 이를 인용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폐지 결정해도, 다시 제정할 듯

학생인권조례는 서울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쟁점 중 하나였다. 재선에 성공한 정 교육감 등 진보 진영 후보들은 현행 유지를, 조전혁 후보 등 보수 진영 후보들은 "학생 권리만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며 폐지를 주장했다.
일단 현행 11대 서울시의회가 이달 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리는 정례회에서 정 교육감이 요구한 재의를 거부하면 학생인권조례는 폐지된다. 하지만 정 교육감은 2024년 대응처럼 대법원에 폐지안 무효 소송과 집행 정지에 나설 방침이다.
물론 대법원이 폐지안 무효 소송을 제기한 서울시교육청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학생인권조례는 최종 폐지되겠지만 부활할 길이 있다. 새로 임기를 시작할 12대 서울시의회가 민주당 주도로 학생인권조례를 다시 제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12대 서울시의회 임기 4년 동안은 학생인권조례가 계속 유지된다는 의미다.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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