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처음으로 日 제쳤다

모종혁 중국 통신원 2026. 6. 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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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국내 진출 1년 만에 누적 1만 대 돌파
‘메이드 인 차이나’에서 ‘메이드 바이 차이나’로

(시사저널=모종혁 중국 통신원)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6월1일 주목할 만한 통계를 발표했다. 지난 4월 한국 수입 승용차 신규 판매에서 중국산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산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중국은 2023대를 팔아 일본(1974대)보다 많았고 유럽(1만6385대), 미국(1만3611대)에 이어 3위였다. 배경은 BYD(비야디)의 활약에 있었다. BYD는 2025년 4월부터 공식 판매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누적 1만 대를 돌파했다. 현재 한국에 공식 진출한 중국 자동차 브랜드는 BYD가 유일하다. 단일 회사로 토요타, 렉서스, 혼다 등 일본 브랜드를 앞섰다.

작년 1월 BYD가 한국 진출을 선언하면서 내건 목표는 연간 1만 대 판매였다. 단기간에 판매 기반을 구축하고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기자동차 라인업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BYD의 포부는 헛된 망상이 아니었다. 준중형 SUV '아토3'를 시작으로 중형 세단 '씰', 고성능 SUV '씨라이언7', 소형 해치백 '돌핀' 등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또 32개 전시장과 16개 서비스센터를 구축했다. 

그렇다면 중국 자동차의 전체 판매와 수출 상황은 어떨까. 작년 수출을 포함한 중국산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9% 늘어난 3440만 대다. 전 세계 판매량의 35.6%로 2020년 32.4%, 2022년 33.5%, 2024년 34.3%로 계속 증가했다. 이 추세는 전기차, 하이브리드 같은 신에너지 자동차와 수출이 견인하고 있다.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2020년 136만 대에 불과했으나 2022년 688만 대, 2024년 1286만 대, 2025년 1649만 대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전체 수출 대수는 2020년 100만 대, 2022년 311만 대, 2024년 586만 대, 2025년 709만 대로 급성장했다.

2025년 4월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관람객이 BYD 차량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차 꺾고 미국·유럽 이어 3위 오른 중국차

신에너지차 수출은 2020년 7만 대, 2022년 68만 대, 2024년 128만 대, 2025년 261만 대로 급증했다. 이에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신에너지차 비중은 37%로 늘어났다. 흥미로운 점은 승용차와 상용차의 수출 비중 변화다. 트럭, 버스 등 상용차는 2020년까지 25~35%의 점유율을 지켜왔다. 하지만 2021년부터 비중이 깨지면서 2025년 승용차는 85.1%, 승합차는 14.9%를 차지했다. 작년 중국은 세계 자동차 판매에서 일본을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수출에서는 2024년에 이미 1위를 차지했다.

이런 배경에는 중국 브랜드의 약진이 있다. 2021년까지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외국 브랜드는 55~65%의 점유율을 유지했다. 그러나 2022년 50%, 2024년 34.8%, 2025년 30.5%로 점유율이 급격히 무너졌다. 중국 소비자 절반 가까이가 신에너지차를 선택하는 시장 상황에 외국 브랜드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테슬라를 제외하고 중국에서 눈에 띄는 판매 성과를 거두는 외국 브랜드는 찾아보기 힘들다. 현대·기아차가 가장 크게 타격을 받았다.

본래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가격 대비 기술과 디자인이 좋은 가성비 외국 브랜드로 인기가 있었다. 2016년 179만 대를 판매해 7%대 점유율을 달성했다. 하지만 2017년부터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경영진 전략 실패 등이 겹치면서 급격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2016년 10월 허베이성 창저우와 2017년 7월 충칭에 각각 30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무리하게 완공했다. 또 충칭에는 SUV가 인기 있는 현실을 무시한 채 세단 위주의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판매량이 급전직하하는 와중에 현대·기아차는 사드 타령만 하며 전기차로의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다. 그 결과 작년 현대·기아차는 46만 대를 팔고 1.3% 점유율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반대로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는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을 주도했다. 2025년에 치루이 134만 대, BYD 105만 대, 상하이차 95만 대, 창안 63만 대, 지리 60만 대, 창청 50만 대 등을 수출했다. 대다수 업체가 전년보다 10%대 증가율을 달성했고, BYD는 무려 143% 성장했다.

중국산 차 수입국은 멕시코(62만 대), 러시아(58만 대), 아랍에미리트(57만 대), 영국(33만 대), 브라질(32만 대), 사우디아라비아(30만 대), 벨기에(30만 대), 호주(29만 대) 순이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수입했을 것이라는 편견을 뒤엎는 결과다. 오히려 멕시코, 영국, 호주 등은 판매량이 전년보다 40~50% 증가했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작년 세계 자동차 회사 중에서 중국 업체는 BYD(460만 대, 6위), 상하이차(450만 대, 7위), 지리(411만 대, 9위) 등 3개나 판매량 10위권에 진입했다.

중국 브랜드는 '메이드 인 차이나'(중국 내 제조)에서 '메이드 바이 차이나'(중국 기술에 의한 제조)로 전환하는 상황이다. 처음에는 서구의 관세 장벽을 타개하고 현지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공장을 해외로 이전했다. 이에 따라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우즈베키스탄, 브라질 등에 생산기지를 운영 중이고 헝가리에도 유럽 최초로 진출했다. 최근에는 공장을 짓는 대신 기술 협력이나 지분 투자를 택하고 있다. 닛산은 경영난에 빠진 스페인 공장을 치루이와의 기술 협력으로 전기차를 생산해 되살렸다.

中, 기술 표준 정해 글로벌 공급망 장악 노려

이런 현실을 포착한 중국 정부는 5월26일 '자동차 표준화 업무 요점'을 발표했다. 향후 자동차용 반도체, 인공지능(AI), 배터리, 자율주행 등 자동차의 핵심 기술을 아우르는 규칙을 완비해 국제 표준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중국은 전기차와 스마트커넥티드카, 차량 안전 등 분야에서 50개 안팎의 국제 표준을 주도하거나 개발 중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중국이 기술을 선도하는 전기차의 배터리 내구성과 안전, 자율주행 등에 관한 규정을 포함한 유엔 자동차 규칙에 더 깊이 참여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중국이 국제 표준을 정할 위치가 될 가능성은 높다. 세계 최대의 산업 기반부터 소비시장까지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중국의 뜻대로 관철되면, 향후 글로벌 공급망을 장악할 수 있다. 중국은 자동차 부품에서 그 뜻을 어느 정도 이뤘다. 자동차 부품 수출은 2022년 493억 달러에서 2025년 590억 달러로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수출국 비중이다. 미국(17.5%), 일본(7.5%), 멕시코(7.4%), 독일(5.4%), 한국(4.9%) 등 순이다. 중국 브랜드의 수출이 막힌 미국이 최대 시장인 상황은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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