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우크라, ‘러시아판 다보스’ 개막 이어 폐막날에도 드론 공습···젤렌스키 “전쟁 끝내야” 푸틴 압박

우크라이나가 날려 보낸 대규모 무인기(드론)가 6일(현지시간) ‘러시아판 다보스’로 불리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폐막일에 맞춰 상트페테르부르크 일대를 타격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습은 지난 4일 SPIEF 개막일에 이은 두 번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를 통해 “우크라이나 드론이 약 1000㎞를 날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 크론슈타트 해군기지와 무기고를 타격했다”며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 지역 석유저장시설도 약 500㎞ 원거리에서 타격해 중요한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드론 공습이 “침략에 맞선 우크라이나의 제재”라고 규정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날 새벽 수백 대의 드론이 크론슈타트 해군기지·해군 무기고·페테르호프 석유저장시설 등을 타격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드론 376대를 격추했다고 밝혔으나 탄약고 폭발과 화재로 인근 주민 600명 이상이 대피했다.
우크라이나는 외교적 공세도 병행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4일 공개서한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는 이 전쟁을 끝낼 것을 제안한다”며 “협상 기간 완전한 휴전과 전면적인 포로 교환에 준비돼 있다. 오늘의 전선이 외교가 시작돼야 할 선”이라고 밝혔다.
표면상 종전 제안이지만, 실제 공개서한의 내용은 푸틴 대통령을 자극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향해 “우리는 당신의 영토를 전쟁에 끌어들였고, 당신은 북한의 도움 없이는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당신은 평양에 도움을 요청한 러시아 역사상 최초의 지도자이고, 중국에 완전히 의존하는 것도 러시아 역사상 처음”이라고 했다.
러시아 내부 반발을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당신도 당신 자신의 생존을 위해 훨씬 더 힘겹게 싸워야 할 것이다. 러시아가 아닌, 당신 개인의 생존을”이라며 “이건 위협이 아니다. 당신이 잘 아는 러시아 역사의 사실이다. 러시아가 지치면 변화가 온다”고 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 푸틴 대통령에 대한 반란과 혁명이 이뤄질 수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5월 말부터 편지 문구를 직접 다듬어왔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개서한이 푸틴 대통령이 아닌 러시아 엘리트층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리고 유럽 국가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르몽드에 밝혔다. 러시아의 위기를 고조시켜 내부 반발과 외부 원조를 끌어들이려는 의도란 의미다. 푸틴 대통령은 5일 SPIEF 연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면담 제안을 “의미 없다”며 거절했고, 우크라이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대한 드론 공습을 벌였다.
한편 오는 7일 런던에서는 젤렌스키와 영국·프랑스·독일 정상 간 4자 회동이 예정돼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 자리에선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심에서 멀어진 러·우 평화협상에서 유럽 주요 3개국이 주도권을 쥐려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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