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공개채용 거쳐 1년씩 계약...법원 “무기계약직 전환 안 돼”

오유진 기자 2026. 6. 7. 12: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뉴스1

해마다 공개 채용을 거쳐 1년 단위 근로 계약을 맺어 왔다면 총 근무 기간이 2년을 넘었더라도 무기계약직으로 자동 전환되지 않는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양상윤)는 한 지방자치단체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 해고 및 부당 노동 행위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지자체는 노인복지법에 따라 홀로 사는 노인에게 방문 요양·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사업’을 운영한다. 2019년부터 매년 공개 채용을 통해 사회복지사 등을 1년 단위 계약직으로 선발했다.

그러나 지자체가 2024년 1월부터 이 사업을 민간 업체에 위탁하기로 하면서 공개 채용을 중단했고, 사회복지사들과의 근로 계약도 2023년 12월 31일 자로 종료됐다. 이에 사회복지사들은 “총 근무 기간이 2년을 넘어 기간제법상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는데도 계약을 종료한 것은 부당 해고”라며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다.

지노위는 기간제법상 ‘계속 근로한 기간이 2년을 초과한 기간제 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된다’며 부당 해고를 인정했다. 지자체는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같은 취지로 기각됐다.

하지만 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매년 실시하는 공개 채용이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실질적인 경쟁을 거친 채용이었던 만큼, 사회복지사들의 이전 근로 기간을 단순히 이어 붙여 총 근로 기간이 2년을 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개 채용은 실질적인 경쟁 절차로 기능했다”며 “지자체는 공개 채용 절차에 따라 사회복지사들과 별개의 기간제 근로 계약을 체결했고, 이에 기존 근로 계약의 단순 반복이나 갱신이 아닌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됐다”고 했다. 이어 “각 계약 시점에 근로관계는 각각 단절되어 기간제법에서 말하는 ‘계속 근로한 총기간’을 산정할 때 근로 계약 기간을 합산할 수 없다”고 했다.

사업의 성격도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기간제법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서비스 제공 등을 위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해 근무하더라도 무기계약직 전환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사업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인보호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용정책 기본법에 따라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라며 기간제법상 무기계약직 전환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