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차 라테 옆 립밤 하나… 잇걸들의 테이블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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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패션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읽고, 어떤 향을 뿌리고, 어떤 화장품을 쓰는지까지 하나의 취향으로 소비된다. 그 변화는 카페 테이블 위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말차 라테 한 잔, 반쯤 뜯어 먹은 크루아상, 버터가 녹아내린 페이스트리, 선글라스, 립밤, 명품 카드지갑, 읽다 만 책 한 권. 얼핏 우연히 놓인 것 같지만 사실은 치밀하게 연출된 프레임이다. 이제 테이블은 식탁이 아니다. 가장 작은 무드보드다.




말차 라테와 쉐이크가 커피를 밀어낸 이유
최근 몇 년 사이 해외 패션 인플루언서들의 피드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음료는 의외로 커피가 아니다. 말차 라테와 프로틴 쉐이크, 그린 주스 같은 웰니스 음료들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건강하고, 무엇보다 아름답기 때문이다.
말차 특유의 녹색과 과일, 채소가 담긴 건강 음료의 선명한 색감은 베이지와 브라운, 블랙 중심의 패션 피드에 강력한 포인트가 된다. 동시에 웰니스와 균형 잡힌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한다. 실제로 뉴욕과 코펜하겐, LA의 잇걸들은 운동을 마친 뒤 말차 라테나 단백질 쉐이크를 들고 등장하고, 카페 테이블 위에는 어김없이 건강 음료 한 잔이 놓인다.
이들에게 음료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가장 손쉬운 액세서리다.




빵은 음식이 아니라 소품이다
크루아상, 시나몬롤, 바게트, 과일 타르트. 테이블 사진 속 빵은 먹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사진 속에서 빵은 가장 훌륭한 스타일링 소품이다.
결이 살아 있는 크루아상은 화면에 입체감을 만들고, 길게 놓인 바게트는 프레임을 확장한다. 붉은 딸기가 올라간 타르트는 색감을 더하고, 버터가 녹아내린 페이스트리는 테이블에 따뜻한 온도를 부여한다.
그래서 잇걸들의 테이블에는 종종 두 사람이 먹기엔 과할 정도의 빵이 올라온다. 중요한 것은 식사가 아니라 장면이기 때문이다.




립밤과 명품백은 왜 늘 테이블 위에 있을까
요즘 테이블 사진에서 가장 흥미로운 요소는 작은 물건들이다. 립밤 하나, 선글라스 하나, 핸드크림 하나, 카드지갑 하나. 그리고 툭 올려둔 명품백까지.
무심하게 놓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가장 전략적인 아이템이다. 작은 소품 하나만으로도 그 사람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드러난다. 테이블 위에 올려진 화장품은 뷰티 취향을 말하고, 카드지갑은 패션 취향을 보여준다. 선글라스와 향수는 라이프스타일을 설명한다.
흥미로운 것은 테이블 위에 놓인 물건만이 아니다. 컵을 들어 올리는 손끝의 네일 컬러, 크루아상을 집어 드는 손가락의 반지, 손목 위의 뱅글과 시계까지 모두 하나의 스타일링이 된다. 그래서 최근 인스타그램 속 테이블샷은 음식보다 손이 먼저 보이는 경우도 많다. 말차 라테와 페이스트리, 선글라스와 명품백이 어우러진 한 장의 사진은 그 사람의 취향은 물론, 그가 머무는 도시의 공기까지 담아낸다.




전신샷보다 강력한 테이블샷
흥미로운 것은 이 모든 흐름이 패션의 확장이라는 점이다.
예전에는 옷이 스타일을 설명했다. 이제는 테이블이 스타일을 설명한다. 무엇을 먹는지, 어떤 음료를 마시는지, 어떤 화장품을 사용하는지, 어떤 책을 읽는지가 모두 하나의 이미지로 연결된다. 그래서 오늘날의 테이블샷은 단순한 음식 사진이 아니다. 취향의 집합체이자 라이프스타일의 기록이다.
말차 라테 옆에 놓인 립밤, 크루아상 옆에 놓인 카드지갑, 그리고 읽다 만 책 한 권. 지금 가장 스타일 좋은 사람들은 그 작은 테이블 위에 자신의 취향을 올려두고 있다.


하은정 기자 hah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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