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부른 변액연금보험…중소형·외국계 '틈새시장' 공략
대형사는 보장성보험, 중소형은 연금보험 주도
생명보험사 포트폴리오 재편 속 틈새시장 공략

고령화에 따른 노후자금 수요 확대와 투자형 자산 선호가 맞물리면서 변액연금보험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종신보험과 건강보험 등 보장성보험 중심 전략을 강화하는 사이 중소형·외국계 보험사들은 변액연금 상품 경쟁력을 높이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4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변액보험 신계약 건수는 5만7274건으로 전분기 대비 11.3% 증가했다. 이 중 변액종신보험 신계약은 18.6% 감소한 반면 변액연금보험은 16.8% 늘어나며 전체 변액보험 성장세를 견인했다.
변액연금보험은 보험료 일부를 펀드 등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노후 연금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 상품이다. 펀드의 운용실적에 따라 적립된 금액을 연금으로 지급받는다. 특히 국민연금만으로는 충분한 노후 대비가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변액연금보험에 대한 관심이 최근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사들도 이에 맞춰 상품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iM라이프는 이달 1일 보증형 변액연금 상품인 'iM스타트PRO·마스터PRO·트래블PRO 변액연금보험'을 개정 출시하며 연금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 연금 수령 구조와 보장 기능을 개선해 노후 현금흐름 확보에 초점을 맞췄으며 실제 수령 연금액을 기존 대비 9% 이상 높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종신형 연금 구조를 통해 장수 리스크에 대응하도록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iM라이프는 이번 개정을 통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확대하고 보증형 연금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AI 기반 자산관리와의 결합 시도도 본격화되고 있다. iM라이프는 지난 2일 인슈어테크 기업 iFA,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자문사 RAi와 AI 기술을 접목한 변액연금보험 상품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시장에서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변액보험 시장에서도 관련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미 중소형·외국계 보험사의 존재감이 뚜렷해지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며 업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변액보험 자산의 70% 이상을 해외에 투자하는 글로벌 운용 전략이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대표 상품인 글로벌 MVP 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과 채권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며 200%가 넘는 누적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변액연금보험 상품은 '시간에 투자하는 변액연금보험(무)' 등을 내세우고 있다.
KDB생명 역시 보증 기능을 강화한 상품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더!행복드림 변액연금보험(무)'은 연금 개시 이후 생존 시 종신연금 지급을 보증하는 구조를 갖췄으며 운용실적과 관계없이 최저연금기준금액을 사망 시 계약자적립액으로 보증하는 것이 특징이다.
외국계 보험사들도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무배당 변액연금보험 동행 Plus'를,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ETF와 AI를 접목한 '시그니처 ETF변액연금보험 2.0'과 '시그니처 AI변액연금보험'을 선보였다. AIA생명 역시 '(무)AIA여유+변액연금보험'으로 경쟁에 가세했다. 이 밖에도 IBK연금보험, 하나생명, KB라이프생명 등도 관련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보험사 간 사업 전략 차별화가 자리하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대형 보험사들은 수익성이 높은 종신보험과 건강보험 등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경쟁 강도가 낮아진 연금 시장은 중소형·외국계 보험사들이 적극 진입하는 '기회의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단 평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령화로 인한 노후자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데다 투자 성향을 가진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다"며 "중소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변액연금 상품 경쟁과 자산관리 서비스 차별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실 기자 truth@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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