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쓰니 주당 1.5시간 아꼈지만…"생산성 증가는 아직"

장선아 2026. 6. 7. 12: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숙련 근로자·AI 고강도 사용자서 시간 절감 효과
효율성은 높였지만 생산 증가로는 연결되지 못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 도입 이후 업무시간은 주당 1.5시간 줄었지만 실제 생산성 증대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AI 도입이 조직 차원의 업무 재설계와 인력 재배치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이른바 '생산성 단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은이 7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AI 도입은 생산성을 높이는가? 초기 3년의 효과 분석'에 따르면 AI 활용은 업무시간을 평균 3.8% 단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당 업무시간 기준 약 1.5시간을 절약하는 효과다.

AI 도입에 따른 시간 절감 효과는 저숙련 근로자와 AI 고강도 사용자에게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은은 AI 활용 능숙도가 높을수록 기술 도입에 따른 한계 효율이 커지는 반면, AI가 저숙련 근로자의 경험 부족을 보완하면서 숙련도에 따른 생산성 격차를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이러한 업무시간 단축 효과를 생산성 증가로 환산할 경우 약 1.0% 수준의 잠재적 생산성 향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AI 활용으로 절약된 시간이 실제 생산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별 업무시간 단축과 업무처리량 증가 간 상관계수는 0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AI가 개별 작업 수준에서는 효율성을 높였지만, 그 효과가 △업무 흐름 개선 △조직 구조 변화 △인력 재배치 등으로 확산되지 못하면서 '생산성 단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 과정의 병목 현상과 성과보상 체계의 왜곡 역시 생산성 전환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성과 유인과 업무 자율성이 높은 집단에서는 생산성 증가 효과가 확인됐다. 자영업자와 전문직, AI 고강도 사용자 등이 대표적이다.

연령별로는 청년층(15~39세)이 50~64세보다 업무처리량을 약 0.6%포인트 더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적응력이 높은 청년층이 AI 활용을 생산 활동에 보다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직업별로는 전문직이 사무직보다 업무처리량을 0.7%포인트 더 늘렸으며, AI 사용시간 상위 50% 집단은 하위 집단보다 0.5%포인트 더 높은 생산성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이는 AI 활용 강도가 높을수록 학습 비용과 결과 검증 부담 등 초기 마찰 비용을 극복하고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오삼일 한은 고용연구팀장은 "현재 AI가 '효율성' 단계에는 진입했으나 아직 '생산성' 단게로는 충분히 전환되지 못한 상태"라며 "이는 범용기술 도입 초기의 전형적인 전환 과정으로 볼 수 있으며, 향후 정책 대응과 기업조직 및 노동시장 구조의 전환에 따라 생산성 경로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의 생산성 효과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구조의 재설계, 직무 재배치, 성과 기반 유인체계 구축 등이 중요하다"며 "청년층의 숙련 형성 경로 변화에 대한 지속 점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