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진핑 방북 하루 전 "비핵화 없다" 못박아…中 입장 주목

임여익 기자 2026. 6. 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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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핵보유국 지위는 현실"…전문가 "중국 향해 압박 준 것"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하루 앞두고 '비핵화는 없다'는 뜻을 다시 한번 강하게 주장했다.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원칙이 논의됐다는 미국 측 설명을 정면 부인하면서, 시 주석이 방북 기간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여정 당 총무부장은 전날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는 절대불퇴의 한계선이며 누가 인정하든 말든 엄연한 현실"이라며 "외부 세력의 희망이나 수사적 표현에 따라 현실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가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특히 김 부장은 미국 국무부가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방침에 동의했다고 밝힌 데 대해 "완전한 날조이며 현실도피적 거짓 정보"라며 "미국의 상투적인 거짓 유포 놀음"이라고 반발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지난달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통의 목표를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도 시 주석의 방북이 확정된 직후 "베이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설명이 사실이 아니며, 중국 역시 해당 입장을 공유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2025년 9월 베이징에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전문가들은 이번 담화가 표면적으로는 미국만을 겨냥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수신자는 중국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 주석이 방북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만남을 앞둔 시점에서 비핵화 의제를 사전에 차단하고,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압박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시진핑 방북을 코앞에 두고 강한 어조로 비핵화 의제를 사전 차단한 것"이라며 "그 기저에는 중국이 자신들의 편에 설 것인가에 대한 여전한 의구심이 있는 한편, 핵능력에 대한 상당한 자신감도 뒷받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2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국의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북한을 적극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외교적 압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중국은 북한 비핵화 원칙을 공식적으로 폐기하지 않았다.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이후 백악관이 북한 비핵화를 논의했다고 발표했을 당시에도 중국 외교부는 관련 질문에 "중국의 입장과 정책은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만 밝히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이번 방북을 계기로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현안에서 일정 부분 '중재자' 역할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돼 왔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하는 만큼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전제로 북중 관계를 설정하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하면서 중국의 선택지는 오히려 좁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 교수는 "북한은 중국을 향해 '우리를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전제 하에서만 북중 우호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라며 "이번 북중 정상회담 최대 관전 포인트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핵보유 인정 여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lus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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