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젠슨 황 특수는 없었다…침울했던 홍대 상권

임주희 2026. 6. 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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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카페·옷가게 "손님 절반 수준"
경호 통제에 일부 매장 영업 차질
회동 식당은 ‘성지순례’

"손님보다 기자들이 더 많이 왔어요."

지난 5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을 찾아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이른바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가진 가운데 현장은 수백명의 인파로 북적였다.

하지만 정작 주변 상인들은 기대했던 '젠슨 황 특수'를 체감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5일 삼소 회동이 있던 삼겹살 음식점 인근에 위치한 한 식당 관계자는 7일 "TV에 나올 정도로 사람이 많았는데 정작 가게 안은 평소보다 한산했다"며 "사람은 많았지만 손님은 없었던 하루였다"고 전했다.

황 CEO의 저녁 만찬 장소가 알려지자 당시 해당 음식점 일대는 오후 3시쯤부터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황 CEO가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환호성이 터졌고, 사인과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인파가 음식점 주변을 가득 메웠다. 이날 주변에서 대기하던 인원만 500여명으로 추산됐다.

현장 분위기만 놓고 보면 대형 축제나 유명 연예인 행사장을 방불케 했다. 하지만 통행만 방해했을 뿐 인근 상권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회동 장소 인근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평소와 비교하면 손님이 절반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주변 카페 관계자 역시 "사람은 정말 많았는데 손님은 평상시의 절반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인근 음식점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근처 고깃집에서 만난 한 직원은 "오전 11시에 문을 열어 1시간 정도 점심 손님을 받은 뒤에는 한 팀밖에 오지 않았다"며 "원래 금요일 손님이 많은데 우리는 오히려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 CEO의 동선이 보이는 술집 관계자는 "손님보다 기자들이 더 많이 왔다"며 자조 섞인 말은 건넸다.

일부 점포는 경호와 통제 여파로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웠다고 호소했다.

회동 장소 인근 가게의 경우 경호 인력이 출입구 주변을 통제하면서 일반 손님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바로 옆에 위치한 카페도 통제 구역에 포함되면서 정상적인 영업이 쉽지 않았다는 반응도 나왔다.

그나마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은 음식점들은 평소 수준의 손님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 역시 "사람은 많았지만 특별히 매출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통상 대형 행사나 공연은 외부 방문객의 식음료·숙박 소비를 유발해 지역 상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날 홍대 일대는 황 CEO를 보기 위해 잠시 머물렀다가 이동하는 방문객이 많았고, 일부 구간에서는 통제도 이뤄져 상인들에게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

다만 당일 매출 효과와 별개로 회동 장소 자체는 새로운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회동 다음 날인 6일 해당 음식점은 영업 시간 전임에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일부 시민들은 식당 간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고, "언제 문을 여느냐", "한번 와서 식사해보고 싶다"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5일 오후 1시30분쯤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황 CEO는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뒤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SKT T1 PC방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선수 등 T1 선수단과 만나 페이커와 대화를 나눈 뒤 자신의 사인이 담긴 지포스 RTX 5090을 선물하고, PC방을 찾은 팬들과 악수를 하고 셀프 기념 촬영에 응하기도 했다.

이후 오후 7시10분쯤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 이해진 의장과 저녁 식사를 위해 다시 홍대 삼겹살 음식점을 찾았으며 2차로 치킨집까지 밤 10시20분 넘도록 자리가 이어졌다.

황 CEO는 6일 서울 성북구에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을 촬영했으며, 이날은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홈경기에 시구자로 나선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이에 화답하는 의미로 시타를 맡기로 했다.

글·사진=임주희 기자 ju2@dt.co.kr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인근 삼겹살 음식점 주변으로 5일 오후 통제가 이뤄진 모습. 임주희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방문하기로 알려진 음식점 인근 카페와 식당 앞에도 통제가 이뤄졌다. 임주희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총수들이 회동한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음식점 앞, 6일 영업시간 전임에도 기념촬영을 하거나 구경을 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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