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풍향계] 희비 엇갈린 잠룡 성적표…대권가도 명암 교차

2026. 6. 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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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에서 지방권력이 교체되면서 여야의 희비도 엇갈렸습니다.

거물급 주자들은 향후 대권까지 노릴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거나, 반대로 숨고르기가 불가피한 상황에 놓이는 등 서로 다른 성적표를 받았는데요.

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에서 곽준영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이번 6·3 지방선거는 4년 전과 정반대의 기록들을 썼습니다.

지난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전국을 붉게 칠했다면 이번엔 민주당이 곳곳을 파란색으로 물들이며 지방 권력까지 확보했습니다.

이처럼 여야 공수 교대가 이뤄진 상황이지만, 국민은 이재명 정부에 제대로 일할 기회를 열어준 동시에 견제의 불씨도 살려놨습니다.

숫자만 봤을 땐 대승이지만 웃지 못한 여당, 역시 산술적으론 참패에 가깝지만 정부·여당 견제를 위한 최소한의 발판은 마련한 야당.어느쪽으로도 확 치우치지 않은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역시 가장 무서운 건 '민심'이라는 말들이 나왔습니다.

<정청래 / 더불어민주당 대표>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격려와 응원, 그리고 따끔한 경고와 질책까지 전부 겸손하고 겸허하게 받들겠습니다."

<송언석 /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 "국민들께서 정말 묘하게 최소한의 견제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향후 어떤 길로 가야 정치가 바로 설 수 있는가에 대해 국민들께서 답을 주셨다…"

이번 지방선거의 하이라이트, 민심 바로미터인 서울의 시장을 뽑는 선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축구로 따지면 후반 40분부터 동점골과 역전골을 잇달아 터뜨리고, 야구로 치면 9회말 극적 만루포로 승부를 뒤집은 국민의힘 오세훈 당선인.

사상 최초로 5선 시장이라는 대기록을 썼습니다.

동시에 야권의 명실상부한 '대권 잠룡'으로서의 입지를 한층 더 탄탄하게 다지며, 대권 가도도 활짝 열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오세훈 / 서울시장 당선인> "서울시장직을 지켜내는 것이 보수 회생의 플랫폼이 되지 않겠는가 하는 의미 부여를 지금까지 해왔고요. 그 정도로 서울을 지켜낸 의미가 평가 되지 않을까…"

서울시장 선거만큼 관심이 쏠렸던 건 부산 북갑 보궐선거였습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팍팍 밀어준 경쟁자들을 제치고 최후 승자가 된 건 무소속 출마한 야권의 '잠룡' 한동훈 후보였는데요.

당 대표를 지내고도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뒤 혈혈단신 출마해 당선된 서사도 주목 받고 있지만, 앞으로의 행보가 더 관심입니다.

울타리 밖 원외 정치인이었던 당선인이 원내 입성에 성공하면서 본격 보수 진영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떠오를 것이란 분석입니다.

<한동훈 / 부산 북구갑 당선인> "지역을 발전시키고 보수를 재건하고 권력의 폭주를 막으라는 시민의 강력한 바람을 성실한 의정활동으로 실천하겠습니다."

야권에서 오세훈 당선인과 한동훈 당선인이 눈에 띈다면, 여권에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화려한 귀환을 알렸습니다.

5선 의원에 당 대표까지 지낸 무게감을 고려했을 땐 사실 선거의 승패보단 어디로 출마하느냐가 더 큰 관심이었는데요.

자신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대신 택한 연수갑에서 상대적으로 손쉬운 승리를 거두면서 6선 의원으로 다시 여의도에 돌아왔습니다.

돈봉투 의혹 사법리스크를 떨어내고 금의환향한 송 당선인은 '친명계' 좌장으로서 차기 당권부터 도전할 전망인데요.

연임 의사가 분명한 정청래 대표를 향해 견제구를 날리는 등 이미 행보에는 시동이 걸린 것 같습니다.

<송영길 / 인천 연수갑 당선인> "누구한테 책임을 규명하기 전에 객관적으로 냉정한 평가가 있어야 될 거 아니겠습니까? 멀어져가는 20·30대의 민심을 다시 얻는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웃지 못한 잠룡들도 조명해보겠습니다.

혁신당 조국 전 대표는 그간 범여권의 대권 주자로 거론돼 왔죠.

하지만 진보 진영의 적자를 자처하며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 나갔다가 거대 양당 후보에 밀려 초라한 3위로 레이스를 마감했습니다.

자연스레 여권 내 차기 대권 경쟁에서 일단 멀어지게 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본인 입지 뿐 아니라 선거 과정에서 우당인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우며 조 전 대표의 원내 복귀만 기다렸던 혁신당도 큰 정치적 부담을 지게됐습니다.

일단 조 전 대표는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결국 조 전 대표의 여의도행 도전은 회복에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는 '치명상'으로 돌아온 것으로 보입니다.

<조국 / 조국혁신당 전 대표> "평택에서는 그 명령을 완수하지 못했습니다. 다 저의 부족함이고, 다 저의 책임입니다."

'졌지만 잘 싸웠다', 이른바 '졌잘싸' 잠룡도 있습니다.

시장 출마를 위해 '보수의 심장' 대구로 향한 김부겸 전 총리는 상대인 추경호 후보와 막판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일전을 치렀습니다.

결과는 낙선이었지만 이번 선거에서 얻은 45.05%란 득표율은 민주당 대권 잠룡으로서 경쟁력을 확인하기에 충분했는데요.

존재감을 분명하게 재확인했고, 정치적 위상은 오히려 더 커졌다는 평가도 나오는 만큼 대권가도의 불씨 역시 살아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부겸 /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우리 대구에 경쟁이 벌어지고 여야가 서로 시민께 잘 보이려는 노력을 하는 서비스로의 정치의 가능성을 우리는 보았습니다."

이밖에 민주당 김경수 후보도 비록 지사 선거에선 졌지만 역시 보수 색채가 짙은 경남에서 선전하며 차기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다음 전국 단위 선거인 총선까지는 이제 2년, 차기 대선까지는 4년 남았습니다.

앞으로도 수없이 요동칠 여의도 정치 지형에서 민심과 당심을 얻으며 앞으로 치고 나갈 잠룡이 누가 될지가 벌써부터 관심인데요.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의 치열한 주도권 쟁탈전은 이미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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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준영(kwak_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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