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한컷] 세상 가장 작은 교회당에서 “찰칵” 멋진 사진 주인공 돼볼까
좁은문 지나며 마음을 낮추고
오솔길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호수와 산자락 한폭 그림으로
귓가에 닿는 교회당 종소리에
고요한 시간을 마음에 담는다
![[사진 TIP] 충북 옥천 천상의정원. 카페 건물과 계단은 멋진 배경이 된다. 이때 조리개 값(F)을 8 이상으로 설정하면 인물뿐만 아니라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과 건축물까지 선명하게 담아낼 수 있다. 반대로 흐리게 하고 싶으면 8 이하로 설정하면 된다. 사진=김도웅 프리랜서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7/nongmin/20260607110024130mzij.jpg)
어지럽고 삿된 세상에 찌들다보면 가만한 날이 그리워질 때가 있는 법! 북적이는 곳을 벗어나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싶은 날. 그럴 때 찾아가기 좋은 정원이 충북 옥천에 있다. 바로 ‘천상의정원 수생식물학습원’이다.
대청호를 내려다보는 절벽 위에 자리한 이곳은 흐린 날이면 호젓함을 더한다. 풍경 속을 천천히 걷다보면 복잡하고 다단했던 마음이 어느덧 잦아든다. 한때 아는 사람만 찾던 곳이었지만, 2020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을 비대면 관광지’로 이름을 알리며 옥천을 대표하는 명소로 떠올랐다. 2024년 산림청이 꼽은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정원의 들머리는 ‘좁은문’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허리를 숙여야 겨우 통과할 수 있는 이 문은 자연 앞에서 저절로 겸손해지게 한다. 작은 입구를 지나면 한 사람 너비의 오솔길이 이어진다. 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시야가 트이며 앞마당에 닿는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천상의 바람길’이 펼쳐진다. 검은 바위 틈 사이로 꽃이 피어 있고, 길 위에 짧은 문장이 놓여 있다. ‘천천히 침묵하면서 거북이처럼 발걸음을 움직여보세요’ ‘바람보다 앞서가지 마세요’와 같은 글귀를 읽다보면 분주했던 걸음도 자연스레 느려진다. 나릿나릿 거닐 때면 “꽃이 예술이다”라고 감탄을 흘리는 동행자의 낮은 목소리도 귓가를 스친다.
![[사진 TIP] 잔잔한 대청호를 배경으로 그네를 타면 평화로운 분위기가 연출된다. 풍경과 인물을 조화롭게 담으려면 수평을 바르게 맞추고 카메라가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하는 것이 핵심이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7/nongmin/20260607110025511bpnr.jpg)
길의 오른쪽 끝까지 갔다가 돌아올 때면 대청호가 시야를 가득 채운다. 짙푸른 물과 산, 하늘이 겹겹이 쌓인 광경 앞에선 누구나 잠시 말을 잃는다. 이 전경을 카메라에 담을 때는 욕심을 덜어내는 편이 좋다. 호수와 능선을 화면에 가득 담는 것보다 수평을 단단히 잡는 것에 집중하고, 그 위에 인물을 조심스레 놓아보자. 그래야 배경과 인물이 서로를 해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천상의 바람길을 한바퀴 돌면 다시 정원 앞마당에 다다른다. 이때 카페 외관이 또 다른 장면을 자아낸다. 유럽의 오래된 건물을 닮은 자태와 계단, 주변이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여기선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자세를 잡기보다 등을 보인 채 계단을 내려가는 순간을 담아 보는 것이 좋겠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공간 분위기를 살려준다.
![[사진 TIP] 교회당은 고요하고 경건한 순간을 기록하기 좋은 장소다. 십자가를 화면 중앙에 배치하고 그 뒤로 은은한 물빛이 담기도록 구도를 잡는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7/nongmin/20260607110027041rxug.jpg)
카페를 지나 조금 더 안쪽 산책로로 향하면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앞에선 은은한 종소리가 흐른다. 바람에 실려오는 청아한 소리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예배당은 두세 사람이 겨우 앉을 수 있을 만큼 아담하다. 내부엔 대청호를 배경으로 목조 십자가가 걸려 있다. 그 앞에 서면 종교와 무관하게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이 순간을 사진에 담고 싶다면, 십자 형상을 카메라 화면 가운데 두고 바깥 물빛에 노출을 맞춰보자. 신앙의 상징계에 음영이 드리워져 장면에 깊이를 더한다.
수생식물학습원은 날씨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햇살이 쨍한 날에는 색이 또렷해지고, 안개가 내려앉은 날에는 몽환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서두르지 않는 일이다. 천천히 걷고, 오래 바라보고, 그 순간을 눌러 담는 것. 그렇게 찍힌 한장의 사진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그날의 공기와 시간까지 함께 품는다.
정원을 나설 즈음이면 카메라를 들었던 손이 어느새 내려와 있다. 이미 충분하다. 풍경을 사진보다 마음에 먼저 담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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