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아내 추행한 군인에...대법 "유죄면 군인 아냐…치료명령 가능"

현역 부사관이던 A 씨가 후배 군인의 아내인 B 씨를 성추행한 혐의를 두고, 대법원은 그에게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원칙적으로 현역 군인은 이수명령 대상이 아니지만,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군인 신분을 잃게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강제 추행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단해, 벌금 800만 원만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습니다.
현역 부사관이던 A 씨는 2020년 후배 군인의 아내인 B 씨를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 씨는 후배 군인의 집에서 후배를 포함한 다른 군 동료들과 술을 마시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범행을 부인했지만, 1·2심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해 그에게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여기서 추가 쟁점은 A 씨에게 성범죄 유죄 판결에 따른 수강명령·이수명령을 함께 부과할 수 있는지였습니다.
성폭력처벌법 16조 2항에는 법원이 성폭력범죄자에게 유죄 판결을 선고할 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500시간의 범위에서 재범 예방에 필요한 수강명령 또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병과해야 한다'고 정해져 있습니다.
다만, 16조 9항은 이수명령에 관해 성폭력처벌법에서 규정한 사항 외에는 보호관찰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보호관찰법 56조는 현역 군인 등 군법 적용대상자에게는 보호관찰 등을 하지 않도록 특례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현역 군인들을 대상으로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수강명령 등을 집행하는 데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원심(2심)은 A 씨에게 벌금 800만 원을 선고하면서도 이수명령은 부과하지 않았습니다. 군법 적용 대상자에 대해서는 성폭력처벌법에 따른 이수명령 자체를 명할 수 없단 판단에서였습니다.
대법원은 그러나 해당 판결 확정 시 A 씨가 군인 신분을 잃는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A 씨에게 적용된 옛 군인사법상 성폭력 범죄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현역군인 신분을 잃습니다.
대법원은 "강제추행죄로 벌금 800만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이 확정되면 피고인은 현역군인 신분을 당연히 상실하게 되므로, 원심판결 선고 시 피고인이 군법 적용 대상자에 해당한다는 사정은 성폭력처벌법상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판결 확정과 함께 현역 군인 신분 상실이 예정된 경우라면 선고 당시에는 군법 적용 대상자라고 해도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그와 동시에 선고돼야 하는 (재범방지용) 이수명령이 누락된 위법이 있는 경우 그 전부가 파기돼야 한다"며 원심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현서경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okyung03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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