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서 만나는 젠슨 황·박정원… 두산-엔비디아 '피지컬 AI 동맹' 굳힌다

김동호 2026. 6. 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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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일 서울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입국해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프로야구 마운드에서 만나 차세대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을 위한 결속을 다진다. 이번 만남은 단순한 친목 성격의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AI 반도체 핵심 소재 공급망 점검부터 로봇·건설 등 실제 산업 현장에 AI를 접목하는 '피지컬 AI(물리적 인공지능)' 분야에 이르기까지 양사의 굳건한 사업 파트너십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핵심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방한 3일 차를 맞은 젠슨 황 CEO는 이날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 참석해 박정원 회장과 단독 회동을 갖는다. 젠슨 황 CEO는 등번호 93번의 유니폼을 입고 직접 마운드에 올라 시구를 하고, 박 회장은 96번 유니폼을 입고 시타석에 들어서며 양사의 끈끈한 협력 관계를 뽐낼 예정이다. 젠슨 황 CEO의 93번은 엔비디아의 창립연도인 1993년을 뜻하고, 박 회장의 96번은 두산의 창립연도 1896년을 의미한다.

재계와 IT업계의 시선은 구장 내 별도 공간에서 이어질 두 총수의 비즈니스 논의에 쏠려 있다. 최근 두산그룹이 엔비디아 주도의 글로벌 AI 밸류체인에서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두산 전자BG는 AI 가속기 서버에 필수적인 고성능 동박적층판(CCL)을 생산 중이다. CCL은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돕는 인쇄회로기판(PCB)의 기초 소재다. 글로벌 AI 서버 폭증과 맞물려 두산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더 주목할 점은 양사의 밀월이 공급망을 넘어 엔비디아의 차세대 격전지인 '피지컬 AI'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피지컬 AI는 로봇이나 산업 장비가 스스로 물리적 환경을 인지하고 행동하는 기술이다.

양사는 이미 지난해부터 건설기계, 발전 설비, 로보틱스에 엔비디아의 AI 기술을 이식하기 위한 전방위적 협력을 선언한 바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소형모듈원전(SMR)을 비롯한 전력 발전 역량과 두산로보틱스의 협동 로봇 및 산업용 휴머노이드 프로젝트는, 엔비디아의 압도적인 AI 연산 능력이 산업 현장에 안착할 수 있는 최적의 사업 기반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올해 4월 엔비디아의 매디슨 황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가 두산로보틱스를 직접 방문해 지능형 로봇 개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며 사업 구체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젠슨 황 CEO는 이날 두산 경영진뿐만 아니라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 국내 간판 게임사 수장들과도 연쇄 회동을 갖는다. 자회사 중심의 로보틱스 투자에 나선 엔씨, 생성형 AI 기반 캐릭터 기술을 키우는 크래프톤 등과 게임 콘텐츠 및 디지털 트윈 분야의 협업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단순한 AI 반도체 공급사를 넘어 전력, 로봇, 콘텐츠 등 전 산업을 아우르는 '통합 AI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며 "이를 위해 우수한 제조 기반과 콘텐츠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전례 없이 강화하는 행보"라고 분석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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