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Y, 쏘렌토 왕좌도 뺏었다…전기차 질주
EV가 HEV 등록대수 넘어
지난달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모델 Y가 처음으로 판매 1위에 오르며 전기차 시장의 부활을 알렸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중인 미국·중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모델 Y를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모델 Y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8762대가 신규 등록되며 기아 쏘렌토(7788대)를 제치고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수입차가 국산차를 제치고 국내 판매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기차가 전체 판매 순위 1위에 오른 것도 처음이다.
전기차 판매는 고유가와 정부의 적극적인 보조금 정책 등에 힘입어 최근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국내 연료별 신차 등록 대수는 휘발유차 4만3664대, 전기차 3만2785대, 하이브리드차 3만1808대 순으로 집계됐다.
전기차가 하이브리드차를 앞선 것은 올해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국내 시장에서는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차가 주목받았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높은 가격, 잔존가치 우려 등으로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하면서 전기차 캐즘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올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모델 Y는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다. 테슬라는 지난해 말부터 모델 Y와 모델 3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강점을 적극 내세웠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와 자율주행 보조 기능, 차량 내 디지털 경험 등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판매가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모델 Y 뿐 아니라 전체 전기차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모델 Y 등 테슬라 판매량만 늘어난 게 아니라 전체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모델 Y의 흥행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델 Y와 모델 3 모두 중국에서 생산돼 국내로 들어온다. 여기에 BYD의 아토 3를 비롯해 폴스타 4, 볼보 EX30 등 중국 생산 전기차 판매도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사실상 중국 생산 전기차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면서 향후 지커, 샤오펑 등 중국 브랜드들의 국내 시장 확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현대자동차·기아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 전기차 시장은 다시 성장하고 있지만 시장 확대의 수혜를 테슬라와 중국 브랜드가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도 이에 대응해 캐스퍼 일렉트릭, EV3, EV4 등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