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좀 덜 올랐으면 좋겠다”…전세계 채굴 1위 기업, 인상 찌푸리는 이유는

배윤경 기자(bykj@mk.co.kr) 2026. 6. 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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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 생산량 1위 ‘뉴몬트’
핵심 생산지인 아프리카 가나
국제금값 오르면 로열티 상승
시드니 ABC 제련소 주형에서 꺼낸 금괴 모습. AFP 연합뉴스
“요즘 금값이 또 올랐다는데, 우리도 금 사야 하는 거 아니야?”

최근 주변에서 이런 말 들어본 적 있나요? 국제 금값이 2023년 이후 약 2.4배 뛰었어요. 미국 대표 지수인 S&P500 수익률을 크게 웃돌다 보니 금에 대한 관심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죠. 이렇게 금값이 껑충 뛰어오르면 ‘나도 금광 하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곤 해요.

현실에서 진짜 금광을 소유하기는 어렵지만 금을 직접 캐는 기업에 투자할 순 있어요. 오늘 대표적인 금광 기업 ‘뉴몬트(Newmont)’를 살펴봅시다.

뉴몬트는 미국, 호주, 캐나다, 페루, 아프리카 가나 등 전 세계 곳곳에 광산을 가진 금 채굴업체예요. 2025년 한 해 동안 캐낸 금만 무려 590만온스(약 167t)로 세계 금 생산량 1위를 차지하죠.

금광이라고 하면 땅을 파서 번쩍이는 금괴를 바로 꺼낼 것 같지만 생각보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요. 먼저 광산에서 흙과 바위를 캐내고 잘게 부수고 화학 처리를 거쳐 금, 은, 구리, 아연 등 여러 금속이 섞인 덩어리인 ‘도레 바(Dore bars)’를 만들어요.

이후 덩어리를 완벽하게 정제해 순도 99.9% 순금으로 만들죠. 뉴몬트는 이 중에서도 도레 바까지만 담당하고 있어요. 비용이 많이 드는 정제 공장을 세우는 대신 외부 전문 제련소에 맡기고 가장 잘하는 광물 캐기에만 집중하는 셈이죠.

가나 아하포 지역 아프리시파크롬 마을 뉴몬트 가나 골드 유한회사 아하포 노스 광산. 로이터 연합뉴스
그러니 금을 싸게 캐서 비싸게 팔수록 많은 돈을 벌 수 있어요. 이중 금 가격은 기업이 마음대로 정할 수 없으니 싸게 캐는 능력에 집중해야 하죠. 이를 관리하기 위해 금 1온스를 캐서 팔 때까지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합쳐서 ‘총유지생산원가(AISC)’라고 부르고 있어요.

재무제표를 보면 이 원가를 낮추는 특별한 회계 방식이 눈에 띄어요. 땅을 깊이 파다 보면 금만 나오는 게 아니라 구리, 은, 아연 같은 다른 광물도 함께 딸려 나오거든요.

뉴몬트는 이렇게 덤으로 얻은 광물을 시장에 팔아 번 돈을 금을 캐는 데 들어간 비용에서 깎는 방식으로 원가를 계산해요. 그렇게 1분기 동안 덜어낸 비용이 12억7100만달러로 총비용의 37.6% 수준이죠.

금값이 크게 오르면서 어려움도 생겼어요. 뉴몬트의 핵심 생산지인 가나는 국제 금값이 오를수록 로열티(채굴권 수수료)가 따라 오르는 제도를 도입했어요. 가나의 ‘아하포 노스(Ahafo North)’ 광산은 연간 30만온스의 금 생산이 나올 정도로 핵심 생산지이다 보니 타격이 크죠. 금값이 계속 올라 이러한 국가가 많아지면 이익이 금값 상승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어요.

또 장부를 넘기다 보면 다른 기업에서 보기 힘든 ‘자연 회복 부채’라는 항목이 눈에 띄어요. 광산을 개발하려면 숲을 밀어내고 땅에 큰 구멍을 뚫어야 해요. 광산 수명이 다해 더 이상 금이 나오지 않게 되면 회사는 파괴된 자연을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놔야 할 의무가 있어요. 뉴몬트는 훗날 환경을 복구하는 데 돈이 얼마나 들지 계산해서 장부에 빚으로 꼼꼼하게 적어 두고 있죠.

이렇게 미래를 대비하는 모습은 뉴몬트의 금 가격 전망에서도 드러나요. 각 광산의 미래 수익을 계산할 때 장기적인 금 가격을 온스당 2500달러로 설정해 두었어요. 당장 금값이 비싸다고 무작정 기준을 높게 잡는 게 아니라 나중에 금값 전망치가 온스당 100달러씩 떨어지는 상황이 오더라도 회사 자산 가치에 전혀 타격이 없도록 튼튼하게 장부를 관리하는 셈이죠.

세계 1위 금광 기업은 그저 운 좋게 땅에서 금을 주워 돈을 버는 곳이 아니에요. 원가를 줄이려 고민하고, 각국 정부와 세금을 조율하며, 자연을 돌려놓겠다는 책임까지 짊어지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배윤경 기자·방예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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