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빵 하나에 ‘1190원’…한국 최고 핫플서 이 가격으로 장사되는 이유는

배윤경 기자(bykj@mk.co.kr) 2026. 6. 7. 09:3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TF베이커리의 프리미엄 소금빵. 박연수 인턴기자
서울 성수동 한 베이커리. 서울의 대표적인 ‘핫플’로 꼽히는 지역임에도 이곳에서는 소금빵이 개당 1190원, 버터떡이 59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가격이 가능한 걸까요?

그 답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22일 오후 2시께 성수동을 찾았습니다. 지난해 경제 유튜버 ‘슈카월드’와 협업한 팝업스토어로 주목받았던 ETF베이커리는 ‘Express Trade Farm’의 약자로, 농장과의 신속한 거래를 통해 유통마진을 줄이겠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실제로 이 전략을 통해 당시 저렴한 가격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이후 운영사 글로우서울은 단독으로 브랜드를 재정비해 지난 4월 성수동에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소금빵 1190원, 버터떡 590원, 딸기케이크 1만7780원 등 여전히 저렴한 제품 라인업을 이어가고 있죠.

가성비 베이커리로 소문이 난 덕분일까요? 기자가 직접 방문했을 땐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손님들로 붐볐습니다. 인기 메뉴인 버터떡과 케이크는 이미 품절된 상황이었으며, 대표 메뉴인 소금빵도 새로 구워져 나오기를 기다려야 했죠.

현장에서 만난 방문객들은 이곳을 찾은 이유에 대해 저렴한 가격을 가장 먼저 언급하면서도 “생각보다 맛있어서요”라는 반응을 덧붙였습니다. 보통 저렴한 제품에 대해서는 품질에 대한 기대를 덜하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ETF베이커리는 낮은 가격 속에서도 맛에 대한 만족도 또한 끌어내고 있었어요.

일반적으로 빵의 가격은 원재료비, 인건비, 유통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됩니다. 국립공주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베이커리 빵의 원가 구조에서 판매관리비가 42.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재료비는 31.6%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제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재료의 양이나 품질을 줄이거나, 인건비·유통비 등 부대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이 주로 활용돼요.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ETF베이커리’. 박연수 인턴기자
반면 ETF베이커리는 재료비를 45% 비중으로 확대하며 평균보다 약 13% 높였습니다. 대신, 유통비와 인건비 절감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먼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산지 직송을 통해 유통과정을 대폭 축소했어요. 빵의 주재료인 밀, 계란, 설탕 등은 유통 과정의 복잡성을 최소화하고 물류를 효율화하기 위해 중간 거래상을 거치게 됩니다. 이때, 지불하는 금액의 일부는 빵 가격에 반영되게 되죠. ETF베이커리는 이 부분을 해소하고자 재료를 직접 공급받는 방식을 통해 비용을 절감했습니다.

또한, 인건비 절감을 위해 빵의 크기를 규격화하고 그램(g)당 가격을 낮추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운영사 글로우서울의 유정수 대표는 개인 유튜브 채널 ‘반지하 유정수’에서 “빵은 개수에 따라 인건비가 비례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양의 반죽이라도 작은 빵 여러 개로 만들면 반죽을 나누고, 모양을 잡고, 굽는 과정이 반복됩니다. 반대로 하나의 정형화된 큰 빵으로 만들면 작업 과정이 줄어들 수 있죠.

결국 같은 양의 빵을 만들더라도, 빵의 개수나 모양에 따라 투입되는 인건비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ETF베이커리는 이렇게 ‘g당 가격’을 최소한으로 낮춰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는 대신 재료비 비중은 유지할 수 있었어요.

이뿐만 아니라 빵을 포장하는 봉지나 박스 등 부가 재료를 극단적으로 낮춰 최소한의 이익을 확보하면서도 가격적인 측면에서 고객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를 떠올리며 기다린 지 약 2시간, 마침내 새로 나온 소금빵이 진열대에 놓였습니다. 빵이 나오자 기다리던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줄을 섰고, 직원들은 차례로 소금빵을 포장했습니다.

성수동 한복판의 가성비 베이커리는 단순히 저렴한 빵을 구매하는 곳을 넘어, 가격과 비용 구조를 다시 보게 만드는 장소였습니다. 배윤경 기자·박연수 인턴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