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는 영상통화에 시댁 단톡방까지…산후우울증 온 며느리[양친소]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전영주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시부모님의 간섭은 점점 더 심해졌습니다. 시댁 식구 모두가 있는 단체 대화창에 저를 초대해서는 집안 대소사, 모임 일정부터 매일 아침 안부인사, 일상 대화까지 공유하기를 원하셨고, 제가 대답을 제때 하지 않으면, ‘며느리 무슨 일 있니, 올케 혹시 우리 이야기가 기분이 상한거야’ 이런 말들이 이어져 대화창을 살피느라 출산 휴가를 끝내고 복귀한 회사업무에 지장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아기를 돌봐주겠다며 시부모님들이 약속도 없이 불쑥 찾아오시기 일쑤여서 저는 아기를 돌보랴 시댁 어르신들 접대하랴 주말에 제대로 쉴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 힘들어 남편에게 더 이상 시댁 식구들이 찾아오는 것은 부담스럽고, 단체 대화창에서 나가겠으며 집안 대소사 결정은 남편이 전달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그것도 이해 못하냐고 실망한 기색이었습니다. 저는 산후조리 때부터 시댁에서 받은 스트레스에 남편과의 소원해진 관계로 인해 산후우울증 진단을 받아 병원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시댁식구가 싫어서 우울증까지 오는 것이냐며 저를 더 서운하게 만들었고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시댁의 과도한 간섭은 이혼사유가 될 수 있나요?
△전영주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시댁의 과도한 간섭과 관련하여 검토할 수 있는 재판상 이혼사유는 민법 제840조 제3호의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와 민법 제840조 제6호의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입니다.
위 민법 제840조 제3호의 ‘심히 부당한 대우’란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혼인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의 부당한 처우를 받은 경우를 말합니다. 시부모는 남편의 직계존속에 해당하므로 이 조항의 적용 대상이 되고, 판례는 시부모의 간섭이 ‘심히 부당한 대우’에 해당하는지를 엄격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어, 단순히 불편하거나 과도한 간섭 수준을 넘어 혼인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의 부당한 처우임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민법 제840조 제6호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란 부부간의 애정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이 사연의 시부모님은 출산 직후 시도 때도 없이 영상통화를 하고, 단체 대화창에 강제 참여하여 즉각 응답을 압박했고, 약속 없이 불쑥 방문을 반복했으며, 응답 지연시 “기분 상한거야”등 압박을 하여 사연자의 정신적 부담을 가중시켰습니다.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민법 제840조 제3호로 인정되기는 어렵지만, 시부모님의 간섭이 누적되고, 나아가 남편이 아내를 이해하지 못하고 아내를 예민한 사람으로 몰아가며 비난하여 혼인관계를 유지할 수 없어지게 된다면, 이는 민법 제840조 제6호의 이혼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 며느리 입장에선 단체 대화방이 상당히 부담스럽기도 할텐데요.
△전영주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가족 단체대화방을 만드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서로 안부를 나누고, 집안 대소사나 모임 일정을 공유하는 데는 편리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대화방이 편안한 소통의 공간이 아니라, 반드시 답해야 하고 계속 확인해야 하는 공간이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답장이 조금 늦었다는 이유로 “무슨 일 있니”, “혹시 기분이 상했니”라는 말이 이어지면 당사자 입장에서는 감시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출산 직후이거나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며느리에게 매일 안부 인사와 일상 대화 참여를 요구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단체대화방이 연락 수단을 넘어 의무와 압박이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가족 단체대화방에서 며느리의 옷차림이나 소비를 두고 “그런 비싼 구두를 왜 샀느냐”, “남편 수입에 비해 과한 것 아니냐”는 식으로 지적해 갈등이 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말은 단둘이 들어도 상처가 되지만, 여러 가족이 보는 공간에서 오가면 공개적인 질책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체대화방의 존재가 아니라 사용 방식입니다. 가족 간 소통을 위한 공간이어야지, 며느리의 답장 속도나 생활방식, 소비, 육아 방식을 평가하고 압박하는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며느리가 부담을 호소했다면 그 자체를 존중하고, 필요한 연락은 남편을 통해 전달하는 방식으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산후 우울증으로 힘든 사연자가 이혼을 청구할 경우 이혼 사유에 해당할까요?
△전영주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시댁에서 연락 또는 방문을 자주 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이혼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손주가 태어난 기쁨으로 관심을 표현한 정도라면 법적으로 문제 삼기는 어렵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남편의 배려와 대응입니다. 부부는 서로 부양하고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출산 직후에는 배우자의 회복과 육아 부담을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내가 산후우울증 진단까지 받을 정도로 힘들다고 호소했다면, 남편은 부모님과 아내 사이를 중재할 방법을 고민해야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남편이 오히려 “시댁 식구가 싫어서 우울증까지 오는 것이냐”라며 아내를 예민한 사람처럼 몰아가고 시댁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탓하는 등 비난했다면, 혼인 생활이 어려워 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편의 방치와 비난, 시댁 갈등의 지속, 산후우울증 치료, 부부관계 악화가 누적되어 혼인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되었다면, 민법 제840조 제6호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 이혼 사유를 주장해볼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성가현 (kiw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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