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이 너무 많지 않나요? [주말 詩 한편]]

이승하 시인 2026. 6. 7.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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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주말 詩 한편
이승하의 ‘내가 읽은 이 시를’
임월애의 ‘배부른 돼지들’
아무리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인간들의 끝없는 욕망
배부른 돼지들

소 한 마리 사육하는데
자동차 한 대가 쓰는 양보다 더 많은 탄소 발생
그린란드 빙하는 하루에 60억 톤이 녹아
지구의 열균형을 잡아주던
북극빙하 70%는 이미 실종되었고
북극에도 이제 모기가 살고 있단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그 아래
수천 년 잠들어 있던
탄저균과 온갖 바이러스들 다시 깨어나 창궐하고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문제들이
마구 터진다는데
배고픈 소크라테스들은 다 어디로 가고
한 치 앞도 모르는 무뇌증 단세포
아직도 배 두드리며 자기밖에 모르는 천치들
미친 듯이 먹고 마시는 무분별한 먹방들은
무개념의 돼지들을 지속적으로 양산하고 있다

「나비의 시간」, 문학과사람, 2023년

이 시는 질적 공리주의자 존 스튜어트 밀이 한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란 말에 근거하고 있다. 물질을 향한 욕심, 지배욕 같은 동물적 쾌락은 얻으려고 하면 할수록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는 말이다.

지구온난화, 탄소배출, 오존층 파괴, 원전사고, 기상이변이 다 서로 관련이 있다.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전 지구적 재앙의 원인이다. 특히 소의 방귀가 문제다. 소는 방귀를 자주 뀌고 수시로 트림을 한다. 이 과정에서 메탄과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원인 물질이 많이 나온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축산업 분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5%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 | 문학과사람 제공]
길 가다 음식점 간판을 보면 거의 다 소고기, 돼지고기로 요리하는 무언가를 파는 집이다. 티브이를 켜면 웬 음식 프로그램이 그리 많은지. 다 생명체를 지지고 볶고 끓이고 익혀서 먹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온갖 양념을 더해 더 맛있게 해서 먹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저 탤런트는 요리도 잘해, 저 재료로 저렇게 하는 방법이 다 있네, 우아 멋진 조합인데….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하지만 임애월 시인은 우리가 지금 지구의 종말 시점을 앞당기고 있는 게 아니냐고 경고하고 있다. 아껴 쓰자고, 소식하자고, 채식 위주로 하자고 주장해도 때가 늦은 것일까. 소비가 미덕인 사회에서 소는 콧방귀를 뀌고 있다.

이승하 시인 | 더스쿠프
shpoe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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