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빈수레 전락할라”…중수청 개청 두고 커지는 우려[안현덕의 LawStory]

안현덕 법조전문기자 2026. 6. 7.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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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단 형소법 개정 초안 발표 계획
국회 원구성 등 정치적 과제 산적에
늦어질 시 개청작업 연쇄 지연 우려
‘우선 개청하자’식 법·제도 미미땐
일각선 공수처 전철 밟을까 지적도
대검찰청

6·3 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가 본궤도에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법조계 안팎에서는 오히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립이 제때 이뤄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새 형사·사법체제 구축의 핵심 쟁점인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폐 여부 결정이 정치적 사안에 밀리면서 표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보완수사권 존폐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이 늦어질 경우 중수청·공소청 정원 결정은 물론 예산안 마련, 직제 편성 등까지 연이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추진단)은 이달 중 형사소송법 개정안 초안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핵심 내용은 보완수사권의 존폐 여부입니다. 추진단에서는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줄지, 폐지할지는 물론 대안으로 보완조사권을 부여하는 방안 등까지 논의가 진행 중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 경찰 등 1차 수사기관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찰에 넘기도록 하는 전건송치 제도 부활 방안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검찰은 경찰이나 신설될 중수청이 불송치한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는 게 사실상 1차 수사기관이 기소 여부까지 결정하는 것이라 수사·기소 분리 취지에 어긋난다는 의견을 추진단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새 형사·사법 체계 도입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 등 중요 관문에 이르고 있는 셈이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기대보다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검찰청이 폐지되기까지 채 4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속전속결’식 결정이 이뤄질 경우 자칫 사건 암장, 수사 지연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중수청·공소청 개청을 위한 핵심 과제인 보완수사권 존폐 등 형사소송법 개정이 늦어질 경우 새 형사·사법 체계 출범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형사소송법 개정→중수청·공소청 정원 결정→예산 책정→직제 구성’까지 연쇄적으로 늦어지면서 오는 10월 새 형사·사법 체제 출범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람에 날리는 검찰기

검찰 사정에 밝은 한 법조계 관계자는 “예산의 기초가 되는 건 각 수사기관에서 근무할 인력, 즉 인건비지만 현재 중수청·공소청의 정원조차 정해지지 않았다”며 “법무부·행정안전부에서 늦어도 오는 9월까지 중수청·공소청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하지만 여전히 (예산안 마련을 위한)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원이 정해지지 못하다 보니 기본적인 인건비 등 예산안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어 “중수청·공소청 개청 비용을 정부 예비비에서 받아 우선 지출하려고 하지만 여전히 정원, 조직 등이 정해지지 않아 (기획재정부의) 결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알려졌다”며 “중수청 본청·서울청이 입주할 건물을 결정하고도 기본 계약조차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보완수사권 존폐 등 형사소송법 개정 작업이 늦어지면서 새 형사·사법체제 출범이 연쇄적으로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으나 22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등 정치적 사안이 산재해 있다는 점도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추진단이 형사소송법 개정 초안을 만들더라도 국회 문턱을 넘기까지 어느 정도 시일이 더 소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중수청·공소청이 10월 개청하기는 하지만, 법·제도적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제역할을 할 수 없을 수 있다”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각종 시행착오에 따른 부작용 발생 등으로 새 형사·사법체제가 연착륙하기까지 오랜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검찰 출신 관계자는 “가장 우려하는 게 소리만 요란한 빈수레가 되지 않을까, 즉 현재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같이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공수처가 출범하기는 했으나 인력 부족, 법·제도적 미비 등으로 제역할을 못하고 있는 전철(前轍)을 밟을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큰 그림만 있을 뿐 여전히 중수청·공소청에서 어느 분야를 맡을 지 제대로 된 직제 결정도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수청·공소청의)지방청의 경우 개청을 앞두고 선발대 형식으로 대규모 인력이 파견해야 내부 시스템 구성, 사무실 마련 등 작업을 할 수 있는데, 아직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울 시에는 수사·기소 분리를 앞세운 검찰개혁이 공수처와 같은 잘못된 선례로 남고 또 각종 부작용에 따른 피해가 고스란이 국민 몫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첫 시험대로 제기되는 것은 6·3 지방선거와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등 수사입니다. 선거범죄의 공소시효는 선거일로부터 6개월입니다. 오는 12월 초까지 수사를 마무리해 재판에 넘겨야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검찰청이 10월 폐지됩니다. 공소청법이 ‘90일’이라는 단서 조항을 담아 검찰청 폐지 이후에도 ‘공소청 검사가 수사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나 혹시 모를 혼란에 대한 불안감이 적지 않습니다. 공소청법에 따르면 검사가 수사를 개시한 사건 가운데 공소시효가 임박하거나 사건의 성질 등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사건에 대해서는 대통령열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공소청, 각급 공소청 및 지청이 계속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기간은 법 시행일 이후 90일까지입니다. 종결되지 않은 사건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소관 수사 기관에 이송해야 합니다. 검찰청 폐지 이후에도 공소시효 임박 등을 사유로 공소청 검사가 수사를 이어갈 수 있지만, 수사 과정 중 인력이 중수청·공소청으로 이동할 수 있어 법조계 일각에서는 자칫 수사 혼선·지연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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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덕 법조전문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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