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입 강요 당했지?’ 동료 무단촬영·폭언·폭행 한전 직원, 해고 정당 [세상&]

안세연 2026. 6. 7.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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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태만 등 6가지 징계사유로 해고돼
불복 소송…“정당 행위·상급자 허위 진술”
법원서 패소 “해고 처분 적법”…2심 진행중
법원 [헤럴드경제DB]
“직원들을 선동하지 말라. (노동조합) 위원장에게 사주를 받아 직원들 매수하려고 커피를 사주는 것이 아니냐.”

-노조가입 강요 여부를 감시한다며 직원들을 무단촬영한 한국전력공사 직원 A씨의 당시 발언-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노조가입 강요 여부를 감시한다고 언급하며 커피를 마시던 동료직원들을 무단촬영한 한국전력공사 직원을 해고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무단촬영 외에도 상급자에 대한 폭언과 폭행, 업무태만 등 다양한 징계사유가 법원에서 모두 인정됐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11부(부장 구광현)는 A씨가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해고 처분은 무효”라면서 “해고된 날부터 복직할 때까지 미지급된 월급 약 900만원씩을 지급하라”며 낸 소송에서 지난 4월 중순 A씨 패소 판결했다. 법원은 A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소송 비용도 A씨가 부담하도록 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3년 해고됐다. 한전 감사 결과에 따르면 A씨에겐 총 6가지 징계사유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전은 A씨가 노조가입 강요 여부를 감시한다며 직원들을 무단촬영했다고 봤다. 업무를 지시한 부장·차장 등 상급자에게 “니가 뭔데 XXX아”라고 욕설하며 어깨를 밀친 행위도 있었다고 했다. 사내 교육을 이유 없이 거부했으며, 자신의 업무를 게을리했을 뿐 아니라 직원들의 개인정보까지 무단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 2024년 4월, 해임 처분에 대해 법원에 불복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6가지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무단촬영에 대해선 “공익적 목적에 의한 증거수집 행위로서 정당화된다”고 했고, 폭언·폭행에 대해선 “상급자와 목격자들이 허위진술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외의 징계사유에 대해서도 “부당한 지시에 대한 불응은 정당한 것이므로 징계사유가 아니다”라며 “상급자의 진술은 과장·왜곡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전 측의 6가지 징계사유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무단촬영에 대해 “당시 직원들이 A씨의 무단촬영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며 소란이 발생했다”며 “직원들은 일상적인 점심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는데 A씨의 행동으로 인해 큰 불편함을 겪었을 뿐 아니라 하급 직원들은 휴게시간에도 감시를 받는다는 불안을 호소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폭언·폭행 등에 대해서도 “상급자·목격자들의 진술은 비위행위 내용과 일치하고 구체적”이라며 “모순되거나 비합리적인 부분도 없다”고 했다. 아울러 “진술자들이 A씨에 대해 특별히 허위진술을 할 만한 동기를 찾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신빙성이 있다”며 징계사유를 인정했다.

법원은 그외의 징계사유에 대해서도 “A씨의 행위가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등 공익적 목적에서 비롯됐다고 하더라도 위법성을 조각하는 등 정당화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고 수위의 징계인 해고 처분을 내린 것도 적법하다고 했다. 법원은 “한전이 A씨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가 된 것은 A씨에게 책임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법원은 “A씨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다수의 비위행위를 저질렀다”며 “직장 분위기를 심각하게 저해했을 뿐 아니라 A씨의 반복적인 업무지시 거부 및 업무태만으로 큰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A씨의 인격비하 및 비방 발언, 고객응대 태도 등으로 민원이 수차례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중대한 한국전력공사의 특수한 지위를 고려할 때 A씨의 행위는 성질이 매우 나쁘고 비난의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법원은 A씨가 과거에도 직원 폭행, 잘못된 언행으로 견책 처분을 받은 점, 직무관련자에 대한 금품 제공으로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할 때 “해고 처분은 적법·유효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1심 선고 다음날인 지난달 17일 A씨가 항소했다. 2심이 서울고법서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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