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도 인정한 '감독 차두리'... "화성FC 잘 만들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 [화성 현장]

'반짝'이 아니다. 화성은 지난 4월 11일 전남 드래곤즈전부터 지난달 31일 경남FC전까지 무려 50일 간 8경기를 치르면서 단 1패도 허용하지 않고 6승 2무의 성적을 거뒀다. 그렇다고 하위권 팀들만 상대해 거둔 성적도 아니었다. 부산 아이파크, 서울 이랜드 등 상위권 팀들을 꺾었고, 김포FC나 수원FC 등 또 다른 승격 후보들의 발목도 잡은 결과였다. 그야말로 '돌풍'이었다.
이른바 스타플레이어로 부를 만한 선수가 없다는 걸 부정할 수가 없고, 구단 재정 자체도 그런 스타급 선수 영입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심지어 사령탑인 차두리 감독마저 구단과 '프로 커리어'가 같은, 아직은 경험이 적은 감독이다. 그런데도 두 번째 시즌 만에 '차두리호' 화성은 리그 상위권 판도, 나아가 승격 경쟁 구도를 뒤흔든 셈이다. 차두리 감독의 지도력, 그가 이끄는 화성의 여정에 K리그 팬들의 관심도 커지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다.


그런 화성을 상대로 이정효 감독은 사실상 파이브백과 포백을 오가는 전술로 맞섰다. 공격 또는 수비 상황마다 이준재 위치에 따라 전술에 변화가 이뤄졌다. 수비 시엔 수원도 사실상 5-4-1 형태로 내려섰다. 연령별 대표팀 차출로 선수단 가용 인원이 줄어든 변수 등을 고려하더라도,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수원이 '수비'에 먼저 무게를 두고 나온 전술적 선택은 분명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전반에 지키자는 생각을 하면서 상대 역습에 대비를 하고, 후반에 승부를 걸었다"고 인정했다. 힘으로 화성을 누르는 게 아니라, 차두리 감독의 전술에 이 감독이 먼저 대응책을 꺼내든 것이다.
이정효 감독의 전술 대응에도 '차두리호' 화성은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였다. 전반 내내 신중하게 경기를 치르다 단 한 번의 슈팅 기회를 골로 연결하며 수원에 일격을 가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장민준의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수원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에도 화성은 수원과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다만 좀처럼 승부에 쐐기를 박지 못하던 화성은 후반 23분 강현묵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 막판엔 통한의 역전골 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 걷어낸 공이 '하필이면' 상대 선수 머리에 맞고 문전으로 공이 흐르는 바람에 실점을 허용하는 불운 속, 화성은 9경기 만에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차두리 감독 역시 수원전 패배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수원과 대등하게 맞선 선수들에게 고마움부터 전했다. 차 감독은 "수원이라는 큰 팀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했다. 선수단에 너무 감사하다. 창단 2년째 맞이한 화성이라는 구단이 오늘 같은 경기, 많은 관중 앞에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건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해 준 덕분"이라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뿐만 아니었다. 차두리 감독은 "선수들이 전반기에 보여준 모습들은 기대 이상이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경기력과 결과들을 가져왔다.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또 칭찬해주고 싶다"면서 "후반기에는 더 좋은 경기, 팬들이 더 좋아할 수 있는 경기를 할 수 있게끔 잘 준비해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화성은 월드컵 휴식기를 맞이해 짧은 휴가 이후 전지훈련을 통해 후반기를 준비한다. 차 감독이 아직은 손사래를 치지만, 프로 2년 만에 현실로 찾아온 '승격 기회'를 잡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 과정이 될 수 있다.

화성=김명석 기자 elcrac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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