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좀 못 치면 어때, 3루 수비요정인데…안 다치면 유격수 프로젝트 가능, 한국야구 역사 바꾼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좀 못 치면 어때.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3)은 지난 4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을 마치고 “야구를 너무 못하고 있다”라고 했다. 홈런 1위도, 나흘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 명단발표도 전혀 관심이 없다고 했다. 그저 타격감을 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애버리지를 2할8푼까지 올렸다가 다시 2할6푼대 중반까지 떨어진 것이, 김도영으로선 많이 속상한가보다. 당연히 중심타자라면 애버리지보다 중요한 상황에서의 한 방이 중요하지만, 타자 입장에선 또 그렇지 않다. 전광판에 보이는 게 타율이기도 하고, 또 타율이 무시돼서도 안 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김도영이 애버리지를 못 올린다고 해서, 심지어 홈런을 못 친다고 해서, 중요한 순간 한 방을 못 친다고 해서 팀 공헌도가 없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올해 김도영이 예년보다 월등히 좋은 대목이 있다. 수비다.
김도영은 건강하게 전 경기를 치르고 있어서 자신에게 40점을 줬다. 그러나 자신의 수비력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모든 사람이 안다. 올해 김도영이 얼마나 수비를 잘 하는지를. 김도영은 올해 450.2이닝으로 3루수 최다이닝 1위이자 리그 최다이닝 11위다.
그런데 실책이 단 3개밖에 없다. 시즌 첫 실책을 5월1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서 범할 정도로 개막 후 오랫동안 무실책 행진을 이어왔다. 외야수와 달리 내야수가 개막 후 약 2개월간 무실책을 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본격적으로 여름 승부가 시작됐지만, 김호령의 수비 응집력은 엄청나다. 이번주 롯데, 삼성으로 이어지는 홈 6연전서 대단히 좋은 수비력을 연일 선보인다. 까다로운 바운드를 척척 받아낸다. 30실책을 범했던 2024년에도 송구는 안정적이었다. 포구가 약간 매끄럽지 않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이젠 완전히 옛날 얘기가 됐다.
급기야 6일 광주 삼성전서는 4회초 2사 1,2루 위기서 김지찬의 파울 타구를 끝까지 쫓아간 뒤 3루 덕아웃에서 점프 캐치했다.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타구를 걷어낸 뒤 순간적으로 몸의 중심을 잃었으나 잘 일어났다. 좋은 판단능력, 좋은 감각, 빠른 주력이 동반된 순간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주중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3연전 기간에 김도영의 유격수 프로젝트를 공식화했다. 내년부터 김도영에게 유격수를 시킬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본래 올 시즌 도중 어느 시점부터 훈련을 시킬 것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올 시즌은 이대로 가고 내년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유격수 프로젝트에 착수할 것이라는 뜻을 드러냈다.
3루수와 유격수는 수비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유격수는 3루수보다 체력부담이 크고, 접하는 타구의 성격이 많이 다르다.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이범호 감독은 박민, 김규성, 정현창이란 수비형 유격수들이 있지만 궁극적으로 김도영이 공수겸장 유격수로 커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게 성공할 경우 김도영의 가치는 더더욱 치솟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할 경우 후유증이 있을 수도 있다는 시선이 존재한다.
분명한 건 김도영의 수비적 감각 자체는 좋다는 점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몸이 잘 버텨주고 있다. 현역 시절 유격수도 3루수도 해본 이범호 감독은 오히려 타구 처리의 경우 유격수가 3루수보다 움직임이 적을 수 있다면서, 부상을 더 방지할 수 있다고 바라보기도 했다.

김도영이 유격수로 변신해 KIA를 넘어 KBO리그의 역사를 바꿀 수 있을까. 올해 단단한 3루수비를 보면, 내년 유격수 프로젝트의 예고 편인 것 같아 묘한 감정이 드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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