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안통한다' 평가받던 日 우완, 무려 8kg 증량→100마일 부활...다저스 에이스 만든 숨은 공신은?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 일본 괴물이 깨어났다.
사사키 로키(LA 다저스)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유니클로 필드 앳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 7이닝 동안 개인 최다인 10탈삼진을 솎아 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을 종전 4.59에서 4.03까지 낮췄다.
개막 전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떠올리면 큰 진전이라 할 만하다. 올 시즌 개막에 앞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까지 포기한 사사키는 절치부심하며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 그러나 성적은 그의 의지를 따라주지 않았다. 시범경기 4차례 등판(총 8⅔이닝)했으나 평균자책점 15.58,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2.77, 9이닝당 볼넷 15.58개, 피OPS 1.043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남겼다.
정규시즌 개막 후에도 여전히 불안했다. 4월 한 달간 평균자책점 7.23, WHIP 1.88에 그쳤다. 이에 일각에서는 "메이저리그에서 통하지 않는다"며 마이너리그 강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런 사사키가 마침내 반등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5월 들어 평균자책점을 4점대까지 끌어내리더니, 결국 한 달 평균자책점 3.18(28⅓이닝 11실점)을 기록하며 완연한 상승세를 탔다.
지난달 31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은 부활을 알린 경기였다. 선발 등판한 사사키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만드는 호투를 펼쳤다. 2회 알렉 봄에게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당해 솔로 홈런을 허용했지만 실점은 그것이 전부였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시속 100.4마일(약 161.5km)이 찍히는 등 포심의 위력이 살아났고, 5⅔이닝(84구) 동안 3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그다음 경기였던 6일 에인절스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가장 좋은 투구를 펼친 것이다. 사사키는 7이닝 무실점 10탈삼진을 기록하며 빅리그 데뷔 이후 한 경기 최다 이닝 타이 기록과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을 동시에 작성했다. 또한 빅리그 선발 등판 경기에서 처음으로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여기에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00.6마일(약 161.9km)로 메이저리그 선발 경기 기준 개인 최고치를 찍었다.

시행착오를 반복하던 사사키에게 큰 변화를 불러온 계기는 피지컬 트레이너 트래비스 스미스와의 1대1 트레이닝이었다.
스미스는 최근 미국 '뉴욕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사사키와 함께한 1대1 트레이닝 비화를 털어놨다. 그는 "사사키는 뛰어난 운동 능력을 갖고 있었지만, 반대로 근력이 약점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사키가 처음 내게 왔을 때 '이것이 내 프로그램이고, 지금까지 이렇게 해왔다'며 훈련 계획을 보여줬다. 우리는 그에게 필요한 요소를 구체적으로 제공했고, 그에 맞춰 프로그램을 조정했다. 그것이 가장 큰 차이를 만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웨이트 트레이닝은 틀에 박혀 있고 구체적이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매우 구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스미스는 하체 강화, 어깨 주변 근력 안정화, 단계적인 부하 관리 등을 포함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그 결과 체중 187파운드(약 85kg)였던 사사키는 18파운드(약 8kg)를 증량했다.
증량에 성공한 사사키는 강한 부하를 줘도 통증이 없고, 투구 기술에도 악영향이 없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한 것은 아니었다. 일본프로야구(NPB) 치바 롯데 마린즈 시절부터 해오던 피지컬 훈련을 개선하고, 자신에게 꾸준히 부하를 주는 기본적인 훈련을 반복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사사키는 "이렇게까지 빠르게 좋아질 줄은 몰랐다"고 말할 정도로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한다.
스미스 트레이닝 덕에 사사키는 NPB 시절 타자들을 압도했던 강력한 공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사사키는 지난해 3월 시카고 컵스와의 도쿄돔 개막전에서 시속 100.5마일(약 161.7㎞)을 기록했지만, 포스트시즌 구원 등판을 제외하면 한동안 100마일을 넘기지 못했다. 한때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6.1마일(약 154.6km)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사사키는 최근 점차 패스트볼 위력을 회복하고 있다. 6일 에인절스전에서도 시속 100마일(약 160.9㎞) 이상 패스트볼을 두 차례 기록했고, 98마일(약 157.7㎞) 이상 공도 무려 20개를 던졌다. 경기 내내 높은 구속을 유지한 그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구속 저하 논란'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사사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스미스 코치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1년 차부터 트레이닝을 봐주셨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문화 차이나 커뮤니케이션 같은 부분에서도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며 "훈련 외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스미스 코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역시 사사키가 스미스 코치와의 훈련을 통해 체격과 근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로버츠 감독은 "겉으로 보기에도 사사키의 몸이 훨씬 좋아졌다. 스미스 코치가 근육량과 힘을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지금은 마운드 위 존재감도 달라졌다. 더 이상 자신 없어 보이지 않는다. 진짜 자신감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사사키의 변화를 가장 기뻐하는 인물은 그의 재건을 맡은 스미스다. 그는 "우리의 과정을 받아들이고 매일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했다"라며 "지금 사사키는 확고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도 이해하고 있다.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으며, 이전보다 훨씬 여유도 생겼다"고 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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