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품값은 금값인데 예산은 제자리”…인천 일선 학교 PC 교체 ‘비상’
고장난 교직원 PC는 운영비로 땜질
市교육청 “별도 지원 현실적 어려움”

최근 AI 열풍 등에 따른 반도체 수요 급증과 물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컴퓨터 주요 부품 가격이 크게 올라 인천지역 학교들이 교직원용 노후 PC 교체나 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평소에는 학교 자체 기본운영비로 고장 난 컴퓨터를 교체해 왔으나, 단가가 급등하면서 종전 예산으로는 감당하지 못해서다.
7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품귀 현상과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조달청 등록 데스크톱 PC나 노트북 등 완제품은 물론 그래픽카드(VGA), 메모리(RAM) 등 주요 부품 단가가 일제히 올랐다.
시교육청은 학생용 컴퓨터나 노트북의 경우 수리 및 교체 예산을 별도로 편성해 각 학교에 지원하지만 교직원용 기기에 대해서는 별도의 예산을 주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일선 학교는 학교 운영비를 쪼개 고장 난 교직원 PC를 수리하거나 부품을 교체한다. 그러나 물가는 치솟는 반면 학교 운영비 예산은 2024년 2천756억, 2025년 2천567억원, 2026년 2천788억원으로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제자리걸음 수준에 그친다.
조달청 고시 등의 컴퓨터와 노트북 내용연수는 5~6년이다. 하지만 부족한 예산 탓에 내용연수를 넘겨도 기기를 바꾸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선 학교 계약 담당자들과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급등한 단가를 고려할 때, 평소 수준의 예산으로는 정상적인 교체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PC업계 관계자는 “원자재가 상승과 부품값 폭등으로 PC 완성품 단가가 크게 뛰었다”며 “특히 학교가 이용하는 조달청 계약은 대기업 참여가 제한되고 중소기업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수급 구조상 부품 물량 확보도 어려워 가격 방어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육계 안팎에서는 내용연수가 지난 교직원용 PC나 노트북 등의 원활한 교체를 위해 관련 예산 단가를 시급히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 부평구 한 학교 행정실장 A씨는 “현재 교직원 노트북의 약 30%가 이미 내용연수를 넘겼다”며 “올해 컴퓨터를 교체하려 했으나 과거보다 단가가 체감상 2배 가까이 뛰어 결국 교체를 포기했다. 교직원들 장비를 교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산이라도 지원해 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전자기기 부품 가격이 급격히 올라 일선 학교가 느끼는 고충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며 “다만 시교육청 예산 상황을 고려할 때, 원칙적으로 학교 운영비로 교체해야 하는 교직원용 기기에 당장 별도 예산을 일괄 지원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성식 기자 js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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